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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회개와 용서



우리는 지금 교회 절기상 사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에서 시작해 부활절 바로 전날까지 주일 6일과 평일 40일 동안 계속됩니다. 사순절이 구약성경에서 회개의 상징인 재의 수요일로부터 시작되는 이유는 사순절의 중요한 주제가 회개이기 때문입니다. 사순절은 부활절에서 절정을 이루고 부활절의 주인공은 예수님이지만,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우리 죄를 회개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선구자인 세례 요한뿐만 아니라 예수님 자신도 제일성(第一聲)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는 메시지였습니다. 그리고 오순절에 베드로가 맨 처음 전한 메시지도 회개였습니다(사도행전 2:38).

회개는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를 받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입니다. 우리가 처음 예수님을 믿고 영접할 때에도 회개해야 하지만, 예수를 믿은 후에도 원죄 외에 계속 자범죄를 짓게 되므로 매 순간 우리의 죄와 허물을 하나님께 자백하여 용서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하나님과의 관계가 원만해져서 영적인 소통이 이루어지고 기도의 응답을 받으며 하나님의 축복을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사야 59:1-2) “여호와의 손이 짧아 구원하지 못하심도 아니요 귀가 둔하여 듣지 못하심도 아니라. 오직 너희 죄악이 너희와 너희 하나님 사이를 갈라놓았고 너희 죄가 그의 얼굴을 가리어서 너희에게서 듣지 않으시게 함이니라.”

하나님은 우리가 연약해서 죄를 짓게 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시편 기자는 “여호와여, 주께서 죄악을 지켜보실진대 주여 누가 서리이까. 그러나 사유하심이 주께 있음은 주를 경외하게 하심이니이다”(시편 130:3-4)라고 고백했습니다. 18세기 영국의 시인이었던 Alexander Pope는 “To err is human, to forgive divine.”(인간은 죄짓고 하나님은 용서하신다)이라고 정곡을 찌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인간은 타고난 죄성으로 인해 머리로 가슴으로 손발로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계시는 하나님은 감사하게도 용서라는 은혜의 방편을 마련해 놓으신 것입니다. 먼지만 한 작은 은밀한 죄까지도 세밀하게 살피시는 하나님 앞에 과연 누가 무흠무결하다고 떳떳하게 나설 수 있을까요.

(시편 103:10-14) “(여호와는) 우리의 죄를 따라 우리를 처벌하지는 아니하시며 우리의 죄악을 따라 우리에게 그대로 갚지는 아니하셨으니 이는 하늘이 땅에서 높음같이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그의 인자하심이 크심이로다. 동이 서에서 먼 것같이 우리 죄과를 우리에게서 멀리 옮기셨으며 아버지가 자식을 불쌍히 여김같이 여호와께서는 자기를 경외하는 자를 긍휼히 여기시나니 이는 그가 우리의 체질을 아시며 우리가 단지 먼지뿐임을 기억하심이로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회개가 형식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악어의 눈물’(crocodile tears)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악어가 먹잇감을 자글자글 씹으면서도 자기에게 먹히는 동물의 죽음을 슬퍼하는 척 흘리는 거짓 눈물을 이르는 말입니다. 우리의 회개가 자칫 악어의 눈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회개는 지정의(知情意)라는 세 가지 요소를 두루 갖춰야 진정한 회개가 됩니다. 지(知)는 자기의 죄를 깨닫고 인정하는 것, 정(情)은 그 죄를 슬퍼하며 통회자복하는 것, 그리고 의(意)는 다시는 그러한 죄를 짓지 않기로 결단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을 말합니다. 세례 요한도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마태복음 3:8)고 외쳤고, 베드로도 “개가 그 토하였던 것에 돌아가고 돼지가 씻었다가 더러운 구덩이에 도로 눕는다”는 유대인 속담을 인용하면서 회개에는 행동이 따라야 할 것을 강조했습니다(베드로후서 2:22). 회개는 회(悔)에서 그쳐서는 안 되며 개(改)까지 나아가야 온전한 회개가 되는 것입니다. 회개와 관련해 ‘세 가지 R’을 말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즉 Repentance(회개), Restitution(손해배상), 그리고 Reformation(개혁, 변화)입니다.

회개에 따라야 할 것은 용서입니다. 크리스천에게 있어서 용서의 근거는 다름 아닌 주님의 용서 그리고 주님의 명령입니다. 우리는 ‘용서받은 죄인’으로서 또한 용서할 줄 알아야 합니다.

(골로새서 3:13-14)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과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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