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라
저는 신구약 성경 66권 전체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라면,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라”는 빌립보서 1:27을 뽑고 싶습니다. 성경은 크게 복음과 복음을 삶에 적용하는 것, 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복음은 교리적인 부분이고 적용은 실천적인 부분입니다.
(빌립보서 1:27) “오직 너희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생활하라(Whatever happens, conduct yourselves in a manner worthy of the gospel of Christ.)”
“복음”이라는 용어는 사용되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갖지만, 주로 예수 그리스도의 삶, 가르침, 죽음, 부활과 관련된 그리스도 중심의 메시지를 의미합니다. “복음(Gospel)”이라는 용어는 “좋은 소식(good news)”을 의미하는 고대 영어 단어에서 파생되었습니다. 신약성경의 처음 네 권인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을 가리켜 복음서라고 합니다. 이 책들이 “복음서”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 책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가르침, 기적, 십자가, 부활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중에서도 처음 세 권을 가리켜 “공관복음(Synoptic Gospels)”이라고 부릅니다. “공관(共觀, synoptic)”이라는 말은 헬라어 “syn (함께)”과 “opsis(보기)”의 합성어로서, 이 복음서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 가르침, 죽음, 부활 등에 대하여 “함께 보는 시각” 즉 공통된 시각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그러한 이름이 붙여진 것입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요한복음은 전혀 다른 시각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제4 복음서”로서 구분하기도 합니다.
복음의 주인공은 물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의 생애와 교훈을 기록한 신약성경뿐만 아니라 예수님이 오시기 전에 기록된 구약성경의 주인공도 예수님입니다.
(요한복음 5:39)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연구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게 대하여 증언하는(testify) 것이니라”
여기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성경은 물론 구약성경입니다. 구약성경은 예수님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자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구약성경에는 예수님의 모습과 사역(person and work)이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구약성경 공부는 ‘예수님의 숨은 그림 찾기’ 또는 ‘예수님의 퍼즐 맞추기’로 이해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숨은 그림들을 찾아내고 조각 그림들을 하나하나 맞추다보면 예수님의 전모(whole picture)가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복음의 중심 주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를 믿는 모든 사람에게 구원과 죄 사함의 은혜를 베풀기 위해 이 세상에 오셔서(성육신), 십자가에서 인류의 죄를 대신 담당하시고 희생적인 죽음을 당하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 희생적 죽음과 부활을 믿고 그분을 개인적인 구주로 영접하는 사람은 하나님과 관계를 회복하고 영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복음 메시지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기독교 신앙은 복음을 깨닫고 예수님을 개인적인 구주로 영접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시작일 뿐입니다. 복음의 은혜, 구원의 은총에 대하여 보답하는 양으로 삶 속에서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사는 데까지 나아가야 온전한 신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는 “앎에서 삶으로” 나아갈 때 생명 있는 종교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약성경의 서신서들을 보면, 대부분 교리편에 이어 실천편(생활편)이 전개됩니다. 한 가지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로마서는 1장부터 11장까지는 인간론, 구원론, 예정론 등 교리를 다룬 후 12장부터는 실천편으로 이어지면서 “그러므로”라는 접속사로 시작됩니다.
(로마서 12:1-2)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으로 새롭게 되어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모름지기 기독교 신자는 지행합일을 넘어 신행합일의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위선자라고 손가락질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산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삶은 단지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의식해서만이 아닙니다. 우리를 위해 독생자를 아끼지 않고 내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그 은혜에 보답하는 삶을 위해서입니다. 곰곰이 묵상해보면 영혼의 구원만큼 큰 은혜는 없습니다. 죄로 인해 영원토록 지옥 형벌을 받을 인생을 영생복락의 삶으로 이끌어주신 은혜이니 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가히 측정할 수가 없습니다. 지옥과 천국의 거리보다 더 먼 거리는 없을 것입니다. 이토록 먼 거리로 수직상승시켜주신 것이 바로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입니다.
(찬송가 304장 3절)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 한없는 하나님의 사랑 다 기록할 수 없겠네 / 하나님의 크신 사랑 그 어찌 다 쓸까 / 저 하늘 높이 쌓아도 채우지 못하리 / 하나님 크신 사랑은 측량 다 못하네 /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 성도여 찬양하세”
미국은 5월 둘째 주일이 어머니 날(Mother’s Day)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숭고한 사랑은 어머니의 사랑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사용 빈도가 높은 단어도 ‘어머니’라고 합니다. 그런데 주님은 산상수훈에서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태복음 7:11)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이 아무리 지고지순하고 희생적이라 할지라도 인간은 죄성으로 인해 잠재적으로 이기심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가 함축돼 있는 말씀입니다. 그래도 부모는 자녀에게 좋을 것으로 주기를 원한다는 사실은 주님도 인정하셨습니다. “하물며 하나님의 사랑은 더 말해 무삼하리오”라는 뜻입니다. 이토록 크낙한 사랑을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삶이 바로 “복음에 합당하게 사는 삶”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명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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