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신학교 교수
외모로 사람을 취하지 말라
사순절의 클라이막스는 부활절이고, 부활절의 전주곡은 고난주간이며, 고난주간의 중심은 성금요일입니다. 사순절을 보내면서 이사야서에 묘사된 ‘고난의 종’ 예수님의 모습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이사야 53:2-6)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받았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가리는 것 같이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이사야 예언자는 주전 8세기에 활동했던 자이지만, 예수님의 수난을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가장 리얼하게 예언한 자입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서 공생애를 보내시는 동안에도 온갖 수모를 당하셨지만,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는 이루 말할 수 없는 모욕을 당하셨습니다. 그 당시 예수님의 몰골은 정말 말이 아니었습니다.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는” 외모였습니다.
물취이모(勿取以貌)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잘못된 경향이 있습니다.
허름한 차림의 노부부가 하버드대학의 정문을 막 들어서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정문에 서 있던 경비가 그들을 불러 세웠습니다. "여긴 왜 들어가려고 합니까?" "총장님을 좀 만나러 왔습니다." 그러자 경비는 콧방귀를 뀌면서 "아니, 총장님이 당신 옆집 사람이요? 총장님같이 지체 높은 분이 당신들과 같은 자들을 만날 시간 어디 있겠소?" 하며 노부부를 정문 밖으로 밀어냈습니다. 경비의 태도가 심히 불쾌했지만 노부부는 다시 그에게 물었습니다. "이만한 대학을 설립하려면 돈이 얼마나 듭니까?"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그런데 그건 왜 묻는 거요? 어서 나가시오"라며 버럭 화를 냈습니다. 그래서 노부부는 할 수 없이 발길을 돌렸습니다. 이 노부부는 스탠포드 부부였습니다. 금광과 철도업을 하는 엄청난 재벌이었으며, 캘리포니아 주지사 상원의원을 지낸 대단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15살에 장티푸스로 죽자 전 재산을 교육 사업에 헌납하기로 결정하고 하버드대학을 방문한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5년 후 직접 대학을 설립했는데 이 대학이 바로 서부의 명문인 스탠포드대학입니다. 이 사실을 뒤늦게서야 알게 된 하버드대학 당국은 못내 아쉬워하며 대학 정문에 “사람을 외모로 취하지 말라”라는 문구를 써 붙였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겉모습이 화려하다고 그 사람의 인품까지 훌륭한 게 아니며, 차림새가 남루하다고 그 사람의 지갑까지 빈곤한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나 외형적인 조건을 가지고 판단하시지 않습니다. 그의 속사람 중심을 보십니다. 사무엘상 16장에 보면, 사무엘 선지자가 어린 다윗을 기름 부어 이스라엘 왕으로 세우려고 이새의 집을 방문했을 때, 장남인 엘리압을 보니 용모도 준수하고 신체도 건장해서 틀림없이 이 아들이 하나님이 택하신 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무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무엘상 16:7) “그의 용모와 키를 보지 말라. 내가 이미 그를 버렸노라(rejected).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heart)을 보느니라.”
주님의 동생인 야고보는 교회 안에서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폐단을 경계하면서 이렇게 권면하고 있습니다.
(야고보서 2:1-4) “내 형제들아, 영광의 주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너희가 가졌으니 사람을 차별하여 대하지 말라. 만일 너희 회당에 금가락지를 끼고 아름다운 옷을 입은 사람이 들어오고 또 남루한 옷을 입은 가난한 사람이 들어올 때에 너희가 아름다운 옷을 입은 자를 눈여겨 보고 말하되 여기 좋은 자리에 앉으소서 하고 또 가난한 자에게 말하되 너는 거기 서 있든지 내 발등상 아래에 앉으라 하면 너희끼리 서로 차별하며 악한 생각으로 판단하는 자가 되는 것이 아니냐.”
오늘날의 현대 교회라고 이런 문제가 없을까요? 그 사람의 신분이나 학벌이나 빈부에 따라 인간 차별을 한다면 결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의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외모로 사람을 취하지 아니하시고 마음 중심을 살피시는 하나님의 성품을 본받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비록 사람의 눈에는 한낱 볼품없는 분이셨지만, 하나님은 “그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이 바로 우리의 구세주요 주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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