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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 컨퍼런스’와 이에 반대하는 데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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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한반도 종전선언 행사, ‘지금은 아니다’… “서정일 회장은 참석 재고해야”

설증혁 회장(미주총연 상임수석부이사장)

“서정일 총회장은 미주총연 내부의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참석 결정해야 한다”
설증혁 상임수석부회장 특별 인터뷰/하이유에스코리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서정일 총회장이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 컨퍼런스(KPC)’에 참석해 연설까지 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행사의 핵심 의제가 6·25 전쟁 종전선언, 항구적 평화협정 체결, 미·북 관계 정상화라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현재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핵무력 강화를 헌법에 명시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먼저 추진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 평화는 바람직한 목표이지만, 평화는 힘과 신뢰 위에서 가능하다. 핵무기를 손에 쥔 북한과 마주한 상황에서 종전선언부터 외치는 것은 순서를 거꾸로 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추진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브래드 셔먼 의원이 발의한 한반도평화법안 역시 오랜 기간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이 단순히 한반도 평화를 반대해서가 아니라,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이 동북아 안보 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 진영이 제기하는 가장 큰 문제는 종전선언 이후 벌어질 수 있는 정치적 후폭풍이다.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주한미군 철수 요구와 반미 시위가 거세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종전선언이 곧바로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과 친북 성향 단체들이 이를 명분으로 매 주말마다 반미 데모를 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는 결국 재미동포사회가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될 수 있다.

재외동포 지도자들은 이러한 문제를 감정이 아니라 현실로 바라봐야 한다.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들에게 조국의 외교 갈등은 곧 생존의 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재일동포 사회가 겪었던 아픔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12년 이후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 내 반한 시위와 혐한 발언이 급증했고, 재일동포들은 학교와 직장, 사업 현장에서 직접적인 피해를 경험했다. 당시 재일본민단 오공태 단장은 “다시 냉랭한 양국관계가 시작된다면 우리 동포들은 또다시 목소리를 죽이고 살아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오공태 단장의 발언은 특정 정치세력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일본에서 살아가는 재일동포들의 안전과 생존을 걱정하는 절박한 외침이었다. 국가 간 갈등이 심화될 때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외교관도 정치인도 아닌 현지에서 살아가는 동포들이다.

미주동포 사회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될 경우 그 후폭풍은 결국 미국 내 한인사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재외동포 지도자들은 정치적 구호보다 동포사회의 권익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재외동포사회 지도자의 우선순위는 분명해야 한다. 첫째는 동포사회, 둘째는 거주국 사회, 셋째가 모국이다. 동포사회의 생존과 권익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책무다.

그런 의미에서 서정일 총회장의 이번 행사 참석은 개인의 정치적 판단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최소한 미주총연 확대 간부회의를 소집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직의 공식 입장을 정한 뒤 결정하는 것이 순리다. 수많은 회원과 지역 한인회를 대표하는 총회장이 독단적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평화는 중요하다. 그러나 평화라는 이름 아래 안보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진전 없이 추진되는 종전선언은 진정한 평화가 아니라 착시일 수 있다.

지금은 종전선언을 외칠 때가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와 한미동맹 강화, 그리고 재외동포사회의 권익 보호를 우선 논의해야 할 때다. 서정일 총회장은 행사 참석을 재고하고, 최소한 미주총연 내부의 충분한 논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친 후 결정해야 한다.

하이유에스코리아 강남중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