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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칼럼

강남중 기자

안동일 프로필


뉴욕 K 라디오 방송위원, 재외동포저널 이사, 하이유에스코리아 칼럼니스트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동포들의 한국 대선 투표 .

오늘, 15일 부터 한국의 20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후보 등록을 마친 14명 후보 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 내 선두 접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3위를 달리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보수야권 단일화를 전격 제안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그리고 진보정치의 기치를 내건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막판 선전과 군소 후보들의 존재감 부각도 관심을 모은다. 군소 후보 가운데는 허경영 조원진 김재연 등 그래도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 있는가 하면 생소한 인물도 다수 있다. 우리 미주 동포들에게는 친숙한 이름인 김경재 전 의원이 14일 가장 늦게 등록을 해 후보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기호는 국회 의석을 가진 정당이 우선이며 다수 의석 순으로 결정한다. 이에다라 기호 1번은 이 후보, 2번은 윤 후보, 3번은 심 후보, 4번은 안 후보, 5번은 기본소득당의 오 준호 후보다. 의석이 없는 정당의 후보는 정당 명칭의 가나다순으로 정해진다.

다음달 9일 투표일까지 3주일 남짓 남았고 23일 부터 투표를 해야 하는 우리 동포들에게는 일주일 남짓 남은 셈이다. 유세를 볼 수 없는 우리 동포들은 티브 토론이 중요한데 중앙선관위 주관 TV토론이 오는 21일(경제)과 25일(정치), 3월2일(사회) 열리지만 우리 동포들의 선택은 그 이전에 해야 하기에 갈길이 바쁘다.

진작부터 최악의 네거티브 선거라는 실망과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막바지에 이르면서 자신 부각과 상대방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하겠지만 이는 최소화해야 하고 유권자들도 이를 가려 들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 각 후보들은 치열하게 논쟁하되, 사실에 기초한 비판과 상호 존중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앞선 두 차례 TV토론이 네거티브 공방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남은기간 유세와 토론에서는 공약 검증과 정책 대결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에게 자신들의 공약과 정책을 평가할 최소한의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각 후보들의 도리이자 책무다. 유권자들도 이번 선거의 의미를 무겁게 새겨야 한다. 공동체를 위해 후보자들의 능력과 자질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여야의 주요 후보들은 선거전에 돌입하면서 코비드극복을 국정운영 최고 과제로 제시하고, 코로나 이후 시대를 준비하는 경제및 각 분야의 대책을 내놓았다. 코로나19 이후 미래가 전과 달라질 것이라는 점이 분명한 만큼 각 후보들의 이런 문제인식은 당연하다.

유력 후보들이 첫날부터 강조한 것은 통합의 정신이다. 이 후보는 부산 부전역 앞에서 진행한 첫 유세에서 “통합은 쉽지 않지만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국민통합추진위원회 구성과 국민 통합정부를 주창한 데 이어 다시 통합을 역설했다.

윤 후보 역시 이날 서울 청계광장 출정식에서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을 통합하는 선거”라고 했다.

주지하다 시피 지금 대한민국은 극심한 분열상에 휩싸여 있다. 여전한 이념간 지역 간 갈등에서 최근에는 세대 간, 남녀 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과 대화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이대로 선거가 치러지면 누가 당선되더라도 안정적 국정운영은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두 선두 후보가 통합의 정신을 강조한 것은 백번 당연하며 바람직하다. 하지만 쉽게 치유될지는 의문이다.

지금 통합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인 가치가 아니다. 통합의 정신이 실종된 차기 대통령의 집권은 재앙이다.

영국의 더타임스가 최근 “한국에서 진행 중인 비호감 후보들의 선거에 부인들도 끌려들어갔다”며 “한국 민주화 이후 35년 역사상 가장 역겹다(most distasteful)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추문과 말싸움, 모욕으로 점철된 역대 최악의 선거”라고 했다.



선데이타임스는 “한국은 케이팝, 오스카상 수상, 드라마 ‘오징어게임’까지 전 세계를 강타한 문화 수출국이지만 지금 서울에서는 영화 ‘기생충’보다 더 생생하게 엘리트들의 추잡한 면모를 보여주는 쇼가 벌어지고 있다”고 썼다.

WP기사에도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의혹과 장남의 불법 도박 혐의, 윤 후보의 침술사(무속인) 연루 의혹과 부인 김 씨의 미투 관련 발언 등이 언급됐다. WP는 실질적인 정책 논의 대신 탈모 치료 지원, 흡연자 권리 확대(흡연구역 확충)처럼 인기에 편승한 공약이 난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우리 대선이 얼마나 난장(亂場) 수준이면 외국 언론이 “역겹다”는 표현까지 쓰며 혹독한 평가를 내놓겠나. 씁쓸하기 짝이 없다. 유력 후보들의 사법 리스크에 이어 배우자 등이 연루된 의혹까지 돌아가며 쏟아지는 바람에 “누구 스캔들이 더 악성이냐”를 놓고 다투는 대선이 되고 말았다.

오늘부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지만 이런 암울한 상황이 개선될지 의문이다. 남은 대선 기간 유력 후보들은 자신들의 의혹을 덮고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더 노골적으로 네거티브 공방에 나설 공산이 크다. 추가 의혹들이 터져 나올 수도 있다. 이번 대선을 거치며 정치 위상과 국격(國格)은 더 하락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지만 이럴수록 눈을 부릅뜨고 유권자의 현명함을 견지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일주일여의 시간밖에 없다. 뉴욕 영사관 투표소 에서는 23일부터 28일까지 투표할 수 있으며 그외 투표소는 25일 부터 27일까지 사흘간 투표할 수 있다는 것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