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유에스코리아뉴스

안동일 칼럼

강남중 기자

안동일 프로필


뉴욕 K 라디오 방송위원, 재외동포저널 이사, 하이유에스코리아 칼럼니스트



확증 편향을 증폭하는 선거국면 SNS의 폐해와 올바른 활용

올해 노벨 평화상을 받은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는 “소셜미디어는 독성 쓰레기의 홍수”라고 말했다. SNS가 거짓말 바이러스를 퍼뜨려 우리의 두려움과 분노, 혐오를 끌어내 사회를 분열시키고 과격하게 만든다고 했다.

좀처럼 꺾이지 않는 코비드의 기세 속에서도 선거의 시즌 정치의 계절을 맞아 전세계 적으로 SNS의 독성이 창궐하고 있다. 이곳 동포사회도 마찬가지다.

SNS에 뜨는 허위정보는 똑같은 글자체와 크기라서 신문에서처럼 비중을 분간하기 어려운 데다 콘텐츠 출처도 묘연할 때가 많다. 코비드 펜데믹으로 디지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SNS의 힘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SNS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허위정보도, 이를 믿는 사람들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내 의견과 다른 사람들의 글은 보여주지 않는 SNS의 알고리즘이 진짜와 가짜를 헛갈리게 만든다.

한국의 대선정국도 다르지 않다. 최근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자의 78%가 이재명 후보를 비호감이라고 했고, 이 후보 지지자도 80%가 윤 후보를 비호감이라고 했다. 이 조사에서 각 후보 지지자의 절반가량이 상대 후보에 대한 호감도 점수가 10점 만점에 0점이었다.



이같은 ‘비호감 대결’은 상대방을 겨냥해 섬뜩한 말을 쏟아내며 표(票)를 모으고 있는 정치권이 노골적으로 부추기고 있다. 이 중심에 SNS가 있다. 윤석열 후보를 향해 최근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친일파’ ‘반역행위’ ‘조직 폭력배’ ‘벽창호’ 등 거친 단어를 써가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토론이 불가능한 무능력자”라며 “술상무가 가장 적합하다”는 말이 나온다. 여당을 향한 야당의 분노와 적개심도 커졌다. 이재명 후보에 대해 야당에서도 “상식을 파괴하는 폭력성이 있다” “정치인으로서 정신 감정이 필요하다” “정치적으로 사망했어야 한다” 등 공세가 과격해지고 있다.

당파적 적대감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치유하기 어려운 분열로 몰고 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오늘부터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요즘 우리는 ‘역대급’ 정치 양극화를 목격하고 있다. 대선 주자들도 말로는 “편 가르지 않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지만 쏟아지는 말들은 반대다. 하지만 실제로는 ‘갈라치기 선거 전략’으로 표 계산에 몰두하며 갈등과 증오를 부추기고 있지는 않은지 눈여겨봐야 한다.

한국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19년 정치인의 혐오표현 예방에 관한 결정문을 내면서 “정치인의 혐오표현이 급속히 확산되고 선거과정 등에서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례들이 발생하면서, 정당이나 국회 등 정치권이 혐오표현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며 “특히 SNS는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과 파급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치인 혐오표현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한 청년 정치인이 오늘 자신의 SNS에 ‘비열한 정치 나도 유죄’라는 글을 올려 “ 서로의 가족을 인질 삼아 패대기를 치고 정치인 가족들의 삶을 끝장내고 있는 정치 현실에서 어떤 희망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이념대결과 분노·복수극의 향연에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 뜻을 세운 청년정치인들마저 가담한다면 기대하는 국민들을 무슨 낯으로 볼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살 깎기 진흙탕 싸움 말고, 저출산과 고령화로 파생되는 거대한 파고를 어찌 넘을지, 지구환경의 위기로 촉발될 민생의 위기, 희망 잃은 청년세대와 불행한 중년, 고통스러운 노년에 어떤 기쁨을 줄지에 대해 발제하고 토론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 하면서 문명의 이기로 등장한 SNS 야 말로 너무도 편리한 토론의 장이라고 설파했다.

백번 옳은 말이다. 확증편향에 사로잡히지 않는 건전한 시민의식 너무도 필요한 SNS 플래폼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