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일 프로필
뉴욕 K 라디오 방송위원, 재외동포저널 이사, 하이유에스코리아 칼럼니스트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바이든의 케릭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주요 언론들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안보리가 20일 오후 비공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회의가 영국과 미국의 요청으로 소집됐다고 전했다.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은 전략적 위상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는 이른바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체 발사는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가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것은 이달 들어서만 두번째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북한이 진행했다고 밝힌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서도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요청으로 비공개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당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은 북한의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중국, 러시아 등의 반대로 공동성명을 채택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 대변인도 19일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며 역내에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자제하고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국과 일본, 기타 역내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 북한이 더는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먄서 이번 사건이 미국의 인명과 영토, 혹은 동맹국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며 계속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과 일본의 방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굳건하다”고도 덧붙였다.
이같은 미국의 발빠른 대응에 우리 동포들은 안도하면서도 앞으로의 진행 상황에 촉각을 곤두 세우지 않을 수 없다.

이러다 북한이 이른바 레드라인이라는 새로운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에 대한 업그레이된 실험이라도 해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는 우려다. 핵을 머리에 안고는 한시도 살 수없다고 했던 우리의 다짐과는 달리 북한 핵은 엄연한 현실이 돼 있어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핵의 위험에 놓여 있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이번 아프칸 철군에서 보여준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은 웃으면서 북에 대한 정밀 타격을 명령할 수 있는 케릭터 아닌가.
한반도 평화문제, 좁혀 말해 북한핵문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의 하나가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라는 것에는 모든 이가 동의 한다. 북핵 문제는 미국의 정책, 그 태도에 따라 부침을 거듭하면서 나선형으로 발전해 왔다.
북한핵문제의 연원은 생각 보다 오래됐다. 80년대부터 촉발된 이 문제는 1994년 10월 어렵사리 맺은 북미간‘제네바 합의’에 의해 일단은 봉인돼 있었고 2000년 남북정상회담 6.15선언으로 전기를 맞는 듯 했다. 하지만 2002년 1월 새해 시정연설에서 부시 당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호명하면서 ‘제네바 합의’에 사형선고를 내려 북핵 개발을 막던 봉인이 해제됐고, 김대중 김정일의 6·15 공동선언 역시 휴지 조각으로 변했다. 이후 북핵 문제는 해결 불능의 길로 빠져들었다. 북한은 이후 여섯차례 핵실험을 했고, 2017년 11월 말 미 워싱턴을 타격할 수 있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을 성공 발사하며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그뒤 치킨게임과 같은 악화일로를 걷던 핵문재는 2018년 봄의 기적같은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성회담으로 이어져 훈풍이 불어 오는 듯 했으나 2019년 하노이 회담 때 미국측의 돌연한 강경모드 돌변과 북한의 반발로 지금을 맞고 있다.
지금의 일종의 소강 상태는 마치 폭풍전의 고요같다는 지적이 많다. 바이든 정부는 지난 4월 대북정책 검토를 마쳤다고 밝혔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이 온전하게 발표된 바 없다. 다만 ‘바이든표 대북정책’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실용적 외교해법을 추구하는 것으로 간주 되고 있을 뿐이다. 백악관 대변인은 당시 브리핑에서 “포괄적인 대북 정책 재검토가 끝났다는 것을 확인한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여전히 미국의 대북 정책 최상의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대북 정책은 일괄타결을 이루는 데 초점을 두지 않을 것이며 전략적 인내에도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에 열려있는 외교를 모색하고, 동맹국과 배치된 병력의 안전을 강화하는 실용적이고 균형 잡힌 접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대화 재개에는 미온적이다. 가장 현실적 이유는 비핵화에 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야만, 그 증거를 내놓고 협상 테이블에 나서라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고 최소한 반대급부라도 먼저 약속해 달라는 북한측의 요구가 맞서고 있어 중재하는 남측이 잔뜩 몸달아 있는 상황이다.
지금의 상황은 성냥과 라이터를 잔뜩 넣어둔 방에 아이를 혼자 놔두고 밥도 제대로 안 주면서 불장난하면 혼날 줄 알라고 호통 치는 형국이라는 미국내 한 전문가의 비유가 절실하게 다가오는 상황이다. 어찌 됐건 그런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핵문제에 관한 해결책은 대화와 협상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대다수 한민족 성원의 바람이다.
북한의 잇단 도발은 돌보지 않으면 불장난을 하겠다는 신호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그런 불장난에 미국은 대응하지 않을 수 없기에 그 대응의 수준 여하에 따라 엄청난 후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