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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칼럼

강남중 기자

안동일 프로필


뉴욕 K 라디오 방송위원, 재외동포저널 이사, 하이유에스코리아 칼럼니스트



펜데믹과 지구촌 청소년들의 선한 영향력



선한 영향력 하면 방탄 소년단 이다. 이 청년들은 지난 2018년 유엔연설에서 젊은 세대를 향해 “나를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자”고 말했다. 자존감을 되찾고 자신감을 가지라는 이 메시지는 큰 감동을 불렀다.

지난해 흑인 인권운동 캠페인 때는 인종차별과 폭력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함께하겠다”며 100만달러를 인권단체에 기부했다. 이어 BTS의 팬클럽 ‘아미’도 100만달러를 모아 기부에 동참했다. BTS의 ‘선한 영향력’이 발휘된 주요 사례다. 누군가로 하여금 더 나은 세상을 바라보고, 행동에도 자발적으로 나서게 하는 영향력이다.

BTS의 신곡 ‘퍼미션 투 댄스’가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다. 지난 7주간 1위를 차지했던 자신들의 곡 ‘버터’와 바통 터치를 한 것이라 BTS가 BTS를 제친 셈이 됐다. BTS는 10개월 2주 동안 5곡을 1위에 올려 마이클 잭슨과 비틀스에 필적하는 대기록을 썼다.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퍼미션 투 댄스’는 음악적 성과 이상으로 각별한 의미를 담고 있어 찬사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의 희망을 담은 댄스곡인 이 노래는 세계 공통어인 수어(手語) 안무를 선보인다. ‘즐겁다’ ‘춤추다’와 ‘평화’를 뜻하는 국제 수어를 안무에 포함시켜 흥겨운 퍼포먼스를 펼친다. “우린 걱정할 필요 없어~ 우리가 춤추는 데 허락은 필요 없으니까~”라는 노랫말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청각장애인들은 기뻐하면서 춤을 따라 추고 안무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15억명의 청각장애인들이 삶의 활력이 되는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비장애인 팬들이 수어에 새삼 관심을 가지며 다른 노래들도 수어로 번역하는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BTS의 선한 영향력이 이렇게 확장되고 있다.

이럴 때 22일 이바라키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 대한민국 대 뉴질랜드 경기에서태극부채를 든 가시마시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얼음팩을 몸에 대고 더위를 식히고 있다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돼 한일 양국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가시마시 초등학생들이 응원도구를 직접 만들어 경기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도쿄올림픽 경기 대다수가 원칙적으로 무관중 상태에서 치러진다. 다만 이바라키현의 경우현 내에서 열리는 3경기에 한해, 지역 초·중·고교 학생 4000명의 관람을 허용했다. 어제열린한국 대 뉴질랜드 시합에는 도요사토 초등학교 학생들을 포함해 약 1100명이 관람했고 일본 어린이들은 한국를 열렬히 응원했다.



가시마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제주도 서귀포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곳이다. 자매결연의 인연으로 지난 20일 서귀포시 어린이들이 도요사토 초등학교학생들이‘영상 편지’를 보냈답니다.

서귀포시 어린이들은 영상 편지를 통해 “곤니치와(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서귀포의 풍광과 먹거리를 소개했고 “우리도 일본을 응원하고 있다”며 우리들의 몫까지 한국을 열심히 응원해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영상 편지를 본 도요사토 초등학교의 학생들은 서귀포시 친구들은 축구 경기를 직접 보고응원할 수 없다며 친구들의 몫까지 전력을 다해 깃발을 흔들며 응원하고 싶다고 했고 자신들의 이런 선한 마음이 전해지도록 진심을 다해 ‘힘내라’고 외치고 싶다면서 어제 이런 광경을 연출 했다.

한가지 감동적인 장면이 더 있다.

우리도 익히 들어온 일본 고교 야구의 성지 라고 알려진 고시엔, 갑자원 구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진 일이다. 최고 인기의 춘계 고시엔 대회에 처음 출전한 한국계 교토(京都)국제고가 연장 접전 끝에 시바타고(미야기현)에 5대4로 역전승을 거뒀다.승리학교 교가를 소개하는 고시엔 전통에 따라이 학교 교가가 처음으로 고시엔 구장에서 불려졌는데 이 교가가 한국어 였던 것. 상대 팀이 부동자세로 경의를 표하는 가운데 교토국제고의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졌고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방송됐다.

'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토(大和)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이 학교의 왕청일 전 이사장은 “한국어 교가가 방송될 때 흐르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한국 대학 입학을 목표로 공부 중이라는 3학년 구로가와 아스카는 “고시엔 구장에서 교가를 듣게 돼 정말로 기분이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교토국제고는 오는 27일 2차전 시합을 갖는데, 이때에도 다시 교가가 방송된다.

교토국제고는 전체 학생 수가 131명에 불과하다. 이런 미니 학교가 일본의 약 4000개 고교 야구단 중 32개 팀만 출전하는 고시엔에 외국계 학교로는 처음 진출한 데 이어 첫 승리까지 거둔 것이다.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고시엔에서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년들의 선헌 영향력은 코비드 팬데믹의 고난 속에서 피어안 미래 지향적 아름다운 꽃 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