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유에스코리아뉴스

안동일 칼럼

강남중 기자

안동일 프로필


뉴욕 K 라디오 방송위원, 재외동포저널 이사, 하이유에스코리아 칼럼니스트



소셜미디어의 부정적 영향력과 언론 자유



바이든 행정부가 백신 접종과 관련된 허위정보와의 전쟁을 선포한 직후 법무부가 내부의 민감한 자료나 정책이 언론에 유출됐을 경우에도 극히 일부 상황을 제외하고는 언론인과 언론사의 취재 정보를 수집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방침을 발표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메릭 갤런드 법무장관은 19일 정부가 기밀 유출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통신회사나 언론사로부터 기자들의 통화기록 등 자료를 요구하는 법원의 영장이나 소환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시켰다. 기자들이 취재원에 대해 증언하거나 취재수첩을 제출하도록 강제할 수 없도록 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언론인이 외국정부나 테러 조직을 위해 활동하는 것으로 의심되거나 △언론인이 불법침입 등 범죄의 방식으로 정보를 얻었거나 △유괴 등 아동 상대 범죄 위험이 있을 때 등의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는 기자의 통화내역이나 e메일 같은 송수신 기록 등을 압수할 수 없게 된다.

갤런드 장관은 연방 검사들에게 보낸 3장짜리 서한에서 “기존의 언론 사찰 정책, 특히 츠럼프 전임정부의 정책은 언론인들이 그들의 취재원 공개를 강요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데 있어서 국가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그들은 정부가 하는 일을 국민에게 알리는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보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갤런드 장관은 법무부가 향후 언론인 보호를 법으로 명문화하는 방안을 지지한다는 입장도 확인했다. 그는 법무차관에게 이를 위해 의회와 관련부처들과 협의하라는 임무를 부여했다. 이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론들은 분석했다.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비밀리에 기자들 관련 자료를 수집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시정을 약속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관련된 내용이 보도되자 CNN과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기자 등 3명의 전화통화 내역을 뒤졌다가 언론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럴때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역사왜곡방지법안을 통해 역사 문제에 대한 왜곡된 발언을 처벌하려는 한국 정치권의 움직임과 논란을 집중 조명했다. 정부가 5·18민주화운동 등에 대한 허위정보 유포자를 처벌하려는 것에 대해 “역사적 왜곡을 범죄화함으로써 정치적 지뢰밭으로 발을 옮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법안에 따르면 3·1운동과 4·19 민주화운동은 물론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한 독립운동에 관한 사실을 왜곡하거나 동조하는 행위를 금한다.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군사기(욱일기 등)나 조형물을 사용하는 행위 등에 대해 최대 10년의 징역형이나 2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왜곡 여부에 대한 판단은 ‘진실한 역사를 위한 심리위원회’가 맡도록 했다. 시정명령권까지 부여되는 이 위원회는 역사학자 등 관련 전문가로 구성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NYT는 ‘한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제목으로 된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1980년 광주 5.18민주화운동이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이지만, 극우파들은 당시 사태가 민주주의 과정에서 영웅적 희생이 아니라 북한 공산주의자들이 선동한 폭동이었다고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민감한 역사적 문제에 대한 허위정보를 바로잡겠다며 입법을 시도하고 있다”며 “지지자들은 진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반면 표현의 자유 옹호자들과 보수적 비판론자들은 정부가 검열과 역사를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려 한다고 비난한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의 경우 소셜미디어 기업들의 파워에 초점을 맞춰 왜곡된 음모론 확산을 처벌하거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같은 사용자를 금지하는 쪽으로 논쟁이 진행된다”며 “한국 같은 정도로 발언을 다스리려는(police) 민주주의 국가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 내에서 허위정보에 대응하려는 시도가 광범위한 검열로 이어지거나 전체주의적 야심을 키우는 것 아닌지에 대한 논쟁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전통적 언론의 게이트 키핑이 사라진 SNS에서는 이용자 스스로 가짜 뉴스에 대한 감별력과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팬데믹 시대의 최대 위험은 바이러스가 아니라 우리 내면의 증오, 탐욕, 무지”라고 경고하면서 이를 극복하려면 과학에 대한 대중의 이해가 높아져야 한다고 했다. 과학자들도 좀 더 쉽게 대중과 소통하기를 당부했다. 백신 가짜 뉴스가 판치는 위기에서 그래도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것은 과학이다. 백신 접종의 효과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이 허위정보와 소셜미디어의 부정적 영향력에 대한 대응을 고심하는 상황에서 가짜뉴스 대응과 표현의 자유 사이 어디쯤에서 선을 그어야 할지에 대한 논쟁은 우리의 관심사를 넘어 현안으로 바짝 다가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