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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칼럼

강남중 기자

안동일 프로필


뉴욕 K 라디오 방송위원, 재외동포저널 이사, 하이유에스코리아 칼럼니스트



백주년 맞은 최대 파워집단 중국공산당과 마주하고 있는 우리



중국 공산당이 7월 1일, 창당 100주년을 맞았단다. 간접 표현을 쓰는 이유는 문헌상으로나 역사적으로는 1921년 7월 23일 상해에서의 모임이 창당일로 되어 있지만 후일 마오쩌뚱이 7월 1일로 정했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과 그 수뇌부는 못할 일이 없다. 그리고 무오류라고 강변한다. 이런 세계최대의 정당, 파워집단 중국공산당과 우리는 여려모로 마주 하고 있고 사섭관계에 있다.

최근 중공은 ‘중국공산당 100년 대(大) 사건 기록’을 발표하면서 6·25에 대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으로 나아가는 중대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이 기록은 중공 중앙당사문헌연구원이 중공 창당 때부터 2021년까지 100년 역사의 주요 사건을 연도별로 기술하고 평가를 덧붙인 것이다. 이 기록에서 중공은 6·25의 중국식 표현인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지원한다는 뜻인 항미원조 전쟁은 위대한 승리로 종결돼 중국 인민이 세계 동방에 우뚝 섰다는 것을 알린 선언이자 중화민족이 위대한 부흥으로 나아가는 중대 이정표라고 기술했다. 일정부분 사실이기도 하다 일본군과 국민당군에 쫒겨 거의 거지꼴로 만리를 헤매야했던 중공군이 세계 최강 미군을 상대해 밀리지 않으며 휴전으로 끝낸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0월에도 6·25 참전 70주년 기념대회 연설에서 6·25전쟁에 대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중대 이정표”라고 했다. 당시 시 주석의 연설은 6·25전쟁을 일으킨 북한을 옹호하고 전쟁 최대 피해국인 한국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한반도와 중공의 관계를 상징임에 틀림없다.

중공의 모든 정책결정 발표는 중공 최고의 결정처인 홍장과 베이다호 원로회의 에서 이루어진다. 명목상으로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결정 그렇게 돼 있지만 당 지도부 홍장(紅帳)의 결정이다.

베이징 자금성(紫禁城)을 영어로는 포비든 시티(Forbidden City) 라고 쓴다. 의역이다. 금지된 도시. 그런데 바로 옆에 위치한 중난하이(中南海)야말로 중국의 금지 성역이다.

중난하이는 중국 최고지도자들의 집단 거주지이자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 청사가 입주해 있는 곳이다. 중해와 남해라는 2개의 인공호수를 끼고 건축한 옛 황제들의 별궁이었다. 일반인들은 내부에 들어 갈 수 없지만, 입구를 먼 발치서 들여다볼 수는 있다. 입구 안에는 ‘爲人民服務(인민을 위해 일하자)’라는 글씨가 씌여진 붉은 벽이 내부를 막아서고 있다. 그래서 중국에서 ‘홍장’이란 말은 권력의 심장부를 뜻한다.

중국 공산당의 모든 중요 결정이 홍장안의 치열한 토론과 절충을 거쳐 이루어지는 것은 마오쩌둥이 당권과 군권을 토론으로 장악한 주니(遵義)회의 이후 정립된 중공의 전통이었지만 요즘은 홍장 마저도 시진핑이 완전 장악해 최고 기구인 상무위원회 회의도 시주석에 대한 보고회의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해서 앞으로의 권력구도 시진핑의 20년 집권과 관련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는 하다.



우리를 포함해 많은 서방 사람들이 천안문 사태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중국 공산당이 사태를 부끄러운 과거, 자신들의 오점 이라고 여기고 있으리라 생각하는 그것이다. 그렇지 않다. 저들은 불순 폭도들의 난동을 영웅적 인민 해방군이 진압한 사건으로 오히려 이로 인해 공산당의 단결과 입지 그리고 진로가 공고해 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적어도 기자가 만나본 당원들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중국 공산당은 그런 사람들이다. 저들은 아시아, 아니 지구촌 최대의 파워 집단이다.

창당 때 당원 53명으로 출발한 공산당은 100년이 흘러 세계 최대 파워 집단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9년 말 당원수가 9천만을 넘었단다. 인구의 7퍼센트가 당원이라는 얘기다. 그 7퍼센트가 중국을 철두철미하게 지배하고 있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의 당원 숫자도 기천만에 이르기는 하지만 조직력과 행사하는 권력은 중공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저들은 숫자 뿐 아니라 실제 소유하고 있고 운용하고 있는 부(富)에 있어서도 상상을 초월한다. 언젠가는 길림성 쯔안시의 한 공원에서 한국 기업체와 연계해 문화행사를 가지려 허가를 받기위해 시청, 시 인민위원회를 찾았는데 당위원회 사무실로 가라는 것이었다. 문제의 연화공원 소유 관리권이 공산당에 있다는 것이었다. 놀랄 따름이었다.

물이 고이면 썩는 법. 견제 받지 않은 권력, 공산당의 부패는 상상을 초월한다. 최고 직위인 상무위원과 지방 성의 당서기 공작비가 아직도 달러로 월 2천달러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은 많은 것을 웅변한다. 그러기에 유난히 부패척결 법치가 강조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입법·사법·행정의 3권이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지만 3당’(當)이 인사권과 재정권을 통해 실제 3권을 통제, 감시, 조정하는 모든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저들이 말하는 사회주의 법치는 일반적으로 인식되는 법의 지배가 아닌 당의 지배를 바탕으로 하는 당치(當治)인 셈이다. 군대도 당 산하 조직이고 당서기의 공작비라 불리우는 급료가 국가 예산으로 집행되는 정부예산이 당 예산인 나라. 그래서 중국을 당국(當國)이라지 않는가.

지리와 역사를 근린 사섭(事攝)하고 있지만 결코 우방이라고는 할 수 없는 G2 국가, 최대 교역 상대국, 지구촌에서 가장 큰 독재 정당이 통치하고 있는 나라, 그들과 어떻게 더불어 살아 갈 것인가.

100주년 생일을 성대하게 자축하는 저들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 볼 일이다. 홍장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가늠하는 일이기도 하다. 달라진 위상과 세월의 무게에 걸맞은 화이부동(和而不同·같지는 않지만 화목하게 지낸다, 시 진핑 주석의 좌우명 모습을 기대해왔지만 현실은 녹녹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