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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칼럼

강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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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K 라디오 방송위원, 재외동포저널 이사, 하이유에스코리아 칼럼니스트



다시 미국의 최고 관심사로 등장한 중동의 화약고 팔레스타인



코비드 펜데멕이 백신의 접종으로 한 고비를 넘긴 가운데 미국 정가와 주요 언론의 관심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분쟁에 쏠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무력충돌이 열흘째에 접어든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17일 ‘휴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은 휴전에 대한 그의 지지를 표명하고, 사태 해결을 위해 이집트를 비롯해 다른 동맹국들과 함께 할 미국의 개입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휴전을 지지한다”는 간접적인 표현을 사용했고, “휴전을 즉각 촉구한다”는 식의 발언은 하지 않았고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무차별적인 로켓 공격에 대항한 이스라엘의 방어권을 확고하게 지지한다”고 재확인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하고 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가 이달 5일 이스라엘에 8000억 원이 넘는 무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했던 사실도 드러나 미국이 앞에서는 휴전을 지지하면서 실제로는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7억3500만 달러 상당의 정밀유도무기 판매를 승인해 의회에 통보했다고 보도하면서 의회가 15일 간의 심사를 거쳐 이에 반대한다는 결의안을 낼 수 있지만 지금 남은 절차와 시간을 봤을 때 의회가 무기 판매를 막을 방법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조 바이든 정부를 향해 “더 이상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를 옹호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자위권’을 앞세워 팔레스타인을 공격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비민주적이고 인종차별적인 정책으로 갈등의 불씨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미국이 보다 공평하게 중동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엄청난 군사력을 지닌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로켓포 공격에 대응할 때마다 민주당, 공화당을 막론하고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언급한다”면서 “왜 ‘팔레스타인 주민의 권리가 무엇이냐’고는 묻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로켓을 발사하는 것 또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지만, 오늘날 분쟁은 하마스의 로켓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과 하마스간 무력충돌은 18일에도 계속됐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군 브리핑을 통해 “18일 새벽 30분간 60여 대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지구 내 군사목표에 100여 개 폭탄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날 90여 개 로켓포를 발사하면서 항전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팔레스타인 212명, 이스라엘 10명이다.

2014년 말을 기준으로 팔레스타인국의 구역에는 440만 명에 이르는 팔레스타인인(요르단 강 서안 지구: 약 270만 명, 가자 지구: 약 17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스라엘 인구는 830만명 으로 77%는 유대인, 19%는 아랍인으로 160만명에 달한다. 특히 문제가되는 동예루살렘에는 5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데 아랍인 유대인 비율이 6대4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충돌의 더 큰 책임은 기본적으로 이스라엘에 있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데체적인 분석이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강점한 동예루살렘 인근에서 국제법상 금지된 정착촌 건설을 강행하는 등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종주의적 억압정책을 계속해왔다.

무력충돌을 부른 하마스의 지난 10일 로켓공격도, 이스라엘 경찰이 7일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사원에 난입해 물리력을 행사한 것에 대한 반격에서 비롯됐다. 부패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대 아랍 강경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정치적 곤경을 모면하기 위해 일부러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하마스역시 다가온 총선이며 이란과의 관게에서 피해를 알면서도 강경책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마스가 그동안 쏜 로켓포는 3천 발이 넘는다. 하지만 로켓포는 대부분 이스라엘 영토에 떨어지기 전에 방공 미사일인 '아이언돔'에 의해 요격됐다.

로켓포 공격을 한 하마스의 행동도 문제이지만, 군사적으로 압도적 우위에 있는 이스라엘의 보복공습은 정당방위 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무차별적으로 팔레스타인 측 민간인 거주지를 향해 공격을 퍼붓고 있다. 심지어 지난 16일에는 미국의 AP통신과 아랍권 방송 알자지라방송 등 외국 언론사들이 입주해있던 건물을 공습해 붕괴시켰다. 가자지구의 병원은 이미 아비규환으로 의료 환경이 취약한 현지에서 부상자 치료가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된다.

문제는 중재에 나서야 할 유엔 등 국제사회가 무력한 모습을 보여 왔다는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공동성명 채택 조차 무산시켰던 바이든 행정부가 이제 휴전을 일단 거론한 것에서 희망의 실마리가 보인다. 바이든은 취임 일성으로 “미국이 돌아왔다”며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진정성을 입증하고 싶다면 당장 외교적으로 개입해 이스라엘의 비인도적인 보복 공습을 멈추도록 해야 한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해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일었던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 운동을 언급하며 팔레스타인에서도 정치적 평등을 요구하는 새로운 세대의 운동가들을 볼 수 있다면서 팔레스타인의 권리도 소중하다. 팔레스타인의 생명도 소중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