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일 프로필
뉴욕 K 라디오 방송위원, 재외동포저널 이사, 하이유에스코리아 칼럼니스트
우리 스포츠 스타들의 유리천장 인종의 벽
류현진이 13일 플로리다 더니든 볼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아울러 MLB 개인 통산 60승 고지도 밟았다. 며칠전에는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이 부상에서 복귀해 두달만에 득점포플 쏘아 올렸다.
메이저 리그 와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활약 하고 있는 선수들은 우리의 자랑이며 긍지이지만 그들이 여전히 넘지 못한 벽이 있다. 손흥민은 지난 12일 맨유와의 EPL 경기에서 맨유의 스콧 맥토미니와 공을 다투다 오른손으로 얼굴을 맞고 쓰러졌다. 비디오판독(VAR) 끝에 반칙으로 선언됐다. 이 반칙으로 골까지 취소당한 맨유 팬들은 손흥민이 할리우드 액션을 취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손흥민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인종차별적인 댓글이 넘쳐났다. 여기에 영국 출신 맨유 감독과 전 선수들이 손흥민을 비난했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사실 화면을 다시 한번 보면 이 정도 논란이 된 것 자체가 신기한 사건이다. 맥토미니가 분명히 손흥민의 얼굴을 가격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 프로경기심판기구(PGMOL)는 경기 후 '맥토미니 동작이 자연스러운 행동이 아니라 조심성 없는 반칙'이라며 이 판정을 '정심'으로 인정했다. 스카이스포츠, BBC 역시 의심할 여지없는 파울이라고 했다.
맨유측의 반응은 그렇다 치더라도 주목할 것은 'EPL 레전드'들의 반응이다. 손흥민 논란의 시작은 'EPL 레전드'의 입에서 출발했다. 스카이스포츠에 출연한 로이 킨과 마이카 리차즈는 이구동성으로 맥토미니가 아닌 손흥민의 행동을 비난했다. 킨은 "정말 놀랐다. 이것이 파울이라면 우린 모두 집에 가야한다. 손흥민 같은 선수가 저렇게 나뒹굴다니 당황스럽다"고 했고, 리차즈도 "당황스럽다. 이것은 축구가 아니다"고 화답했다.
이어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EPL 레전드'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로비 새비지는 "절대 파울일 수가 없다. 이 논쟁은 끝났다"며 "손흥민은 경기가 끝나고 자신의 리액션에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브리엘 아그본라허도 "손흥민은 그렇게 오랫동안 누워있으면 안됐다. 어리석었고, 선수라면 더 남자다워야 한다. 내가 선수였을때는 이런 걸로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고 했다. 심지어 토트넘 출신의 저메인 제나스 조차 "전혀 파울 상황이 아니다. 당연히 상대가 뛰어나갈때 할 수 있는 동작인만큼 고의성이 없다"고 했다.

왜 이런 반응이 이어지고 있을까. 영국 축구의 가장 큰 특징은 '템포'다. 빠르게 상대진영에 도달하는 하이 템포의 경기에 열광하고, 이 흐름이 끊기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한다. 실제 주심이 휘슬을 자주 불지 않다보니, 몸싸움에도 관대할 수 밖에 없다. 럭비를 방불케 하는 EPL만의 스타일 속 킨, 패트릭 비에이라 등과 같은 투쟁적인 선수들이 각광을 받았다. EPL이 가장 피지컬적인 리그로 불리는 이유다. EPL 레전드들 입장에서 맥토미니의 가격은 가격도 아닌 셈이다. "주먹으로 친 것도 아니고" 같은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킨은 자신을 다치게 한 선수를 이후 다시 만나 일부러 가격해 부상을 입힌 이력을 자랑스럽게 밝힐 정도다.
더 큰 속내는 따로 있다. 'VAR에 대한 반감'이다. EPL은 올 시즌 VAR을 도입했다. 도입 전부터 많은 찬반 논란을 낳았던 VAR은 실행 후에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특히 'EPL 레전드'들의 반감이 컸다. 기본적으로 VAR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곱지 않은게 팩트다. 빠른 흐름을 미덕으로 축구를 해온 'EPL 레전드'들 입장에서는 VAR 확인을 위해 주심이 경기 흐름을 끊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들 입장에서 쓰러진 손흥민이 VAR로 이어지는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손흥민을 비판하고 나선 이유다. 하지만 바뀌고 있는 시대를 부정하며 ‘라떼는 말야’라고 개인적 속내를 드러내는 ‘EPL 레전드’들의 욕심에 손흥민만 상처를 받게 됐다. 축구스타인 해리 케인(토트넘)이 똑같은 일을 당했어도 이들이 이렇게 벌떼처럼 나섰을지 의문이라는 토트넘측 언론의 분석 곱씹어 보게 된다.
1999년 6월 6일 다저스의 박찬호는 라이벌 애너하임전 4회초 박찬호는 시즌 4번째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5회말 타석에 들어선 박찬호는 희생번트를 대고 1루로 가고 있었는데 애너하임 투수인 팀 벨처는 공을 잡은뒤 박찬호의 가슴을 강하게 태그하고, 박찬호가 팀 벨처에게 무슨 말을 건내자 벨처도 대응하고 박찬호는 벨처의 목부분을 밀어낸 뒤 돌려차기를 날렸다. 두 선수는 뒤엉키고 양 팀의 선수들도 모두 나와 벤치클리어링이 발생. 이것이 박찬호 이단 옆차기 사건의 전말. 박찬호는 그에 7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3000달러의 중징계를 받았다. 애너하임 레지스터지는 "박찬 호가 만루홈런을 맞은 화풀이를 발차기로 했다며 중징계는 당연하다고 주장했지만 LA 데일리 뉴스는 인종차별적인 언사에 격분한 찬호박의 행동은 다저스 선수들에게 모처럼 뭉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선수라 인정받은 손흥민도 류현진도 밑바탕에 깔린 인종차별적 시선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실력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 스포츠마저도 차별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가 안타깝다. 다행히 손흥민은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 인종차별에 맞서는 동료, 팬들과 함께 위축되지 않고 더 뛰어난 기량을 보여 이번에도 벽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메이저 리그 와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에서 활약 하고 있는 선수들은 우리의 자랑이며 긍지이지만 그들이 여전히 넘지 못한 벽이 있다. 손흥민은 지난 12일 맨유와의 EPL 경기에서 맨유의 스콧 맥토미니와 공을 다투다 오른손으로 얼굴을 맞고 쓰러졌다. 비디오판독(VAR) 끝에 반칙으로 선언됐다. 이 반칙으로 골까지 취소당한 맨유 팬들은 손흥민이 할리우드 액션을 취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손흥민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인종차별적인 댓글이 넘쳐났다. 여기에 영국 출신 맨유 감독과 전 선수들이 손흥민을 비난했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사실 화면을 다시 한번 보면 이 정도 논란이 된 것 자체가 신기한 사건이다. 맥토미니가 분명히 손흥민의 얼굴을 가격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 프로경기심판기구(PGMOL)는 경기 후 '맥토미니 동작이 자연스러운 행동이 아니라 조심성 없는 반칙'이라며 이 판정을 '정심'으로 인정했다. 스카이스포츠, BBC 역시 의심할 여지없는 파울이라고 했다.
맨유측의 반응은 그렇다 치더라도 주목할 것은 'EPL 레전드'들의 반응이다. 손흥민 논란의 시작은 'EPL 레전드'의 입에서 출발했다. 스카이스포츠에 출연한 로이 킨과 마이카 리차즈는 이구동성으로 맥토미니가 아닌 손흥민의 행동을 비난했다. 킨은 "정말 놀랐다. 이것이 파울이라면 우린 모두 집에 가야한다. 손흥민 같은 선수가 저렇게 나뒹굴다니 당황스럽다"고 했고, 리차즈도 "당황스럽다. 이것은 축구가 아니다"고 화답했다.
이어 논란이 이어진 가운데, 'EPL 레전드'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로비 새비지는 "절대 파울일 수가 없다. 이 논쟁은 끝났다"며 "손흥민은 경기가 끝나고 자신의 리액션에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브리엘 아그본라허도 "손흥민은 그렇게 오랫동안 누워있으면 안됐다. 어리석었고, 선수라면 더 남자다워야 한다. 내가 선수였을때는 이런 걸로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고 했다. 심지어 토트넘 출신의 저메인 제나스 조차 "전혀 파울 상황이 아니다. 당연히 상대가 뛰어나갈때 할 수 있는 동작인만큼 고의성이 없다"고 했다.

왜 이런 반응이 이어지고 있을까. 영국 축구의 가장 큰 특징은 '템포'다. 빠르게 상대진영에 도달하는 하이 템포의 경기에 열광하고, 이 흐름이 끊기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한다. 실제 주심이 휘슬을 자주 불지 않다보니, 몸싸움에도 관대할 수 밖에 없다. 럭비를 방불케 하는 EPL만의 스타일 속 킨, 패트릭 비에이라 등과 같은 투쟁적인 선수들이 각광을 받았다. EPL이 가장 피지컬적인 리그로 불리는 이유다. EPL 레전드들 입장에서 맥토미니의 가격은 가격도 아닌 셈이다. "주먹으로 친 것도 아니고" 같은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킨은 자신을 다치게 한 선수를 이후 다시 만나 일부러 가격해 부상을 입힌 이력을 자랑스럽게 밝힐 정도다.
더 큰 속내는 따로 있다. 'VAR에 대한 반감'이다. EPL은 올 시즌 VAR을 도입했다. 도입 전부터 많은 찬반 논란을 낳았던 VAR은 실행 후에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특히 'EPL 레전드'들의 반감이 컸다. 기본적으로 VAR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곱지 않은게 팩트다. 빠른 흐름을 미덕으로 축구를 해온 'EPL 레전드'들 입장에서는 VAR 확인을 위해 주심이 경기 흐름을 끊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들 입장에서 쓰러진 손흥민이 VAR로 이어지는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손흥민을 비판하고 나선 이유다. 하지만 바뀌고 있는 시대를 부정하며 ‘라떼는 말야’라고 개인적 속내를 드러내는 ‘EPL 레전드’들의 욕심에 손흥민만 상처를 받게 됐다. 축구스타인 해리 케인(토트넘)이 똑같은 일을 당했어도 이들이 이렇게 벌떼처럼 나섰을지 의문이라는 토트넘측 언론의 분석 곱씹어 보게 된다.
1999년 6월 6일 다저스의 박찬호는 라이벌 애너하임전 4회초 박찬호는 시즌 4번째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5회말 타석에 들어선 박찬호는 희생번트를 대고 1루로 가고 있었는데 애너하임 투수인 팀 벨처는 공을 잡은뒤 박찬호의 가슴을 강하게 태그하고, 박찬호가 팀 벨처에게 무슨 말을 건내자 벨처도 대응하고 박찬호는 벨처의 목부분을 밀어낸 뒤 돌려차기를 날렸다. 두 선수는 뒤엉키고 양 팀의 선수들도 모두 나와 벤치클리어링이 발생. 이것이 박찬호 이단 옆차기 사건의 전말. 박찬호는 그에 7경기 출장정지와 벌금 3000달러의 중징계를 받았다. 애너하임 레지스터지는 "박찬 호가 만루홈런을 맞은 화풀이를 발차기로 했다며 중징계는 당연하다고 주장했지만 LA 데일리 뉴스는 인종차별적인 언사에 격분한 찬호박의 행동은 다저스 선수들에게 모처럼 뭉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선수라 인정받은 손흥민도 류현진도 밑바탕에 깔린 인종차별적 시선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실력으로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 스포츠마저도 차별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가 안타깝다. 다행히 손흥민은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 인종차별에 맞서는 동료, 팬들과 함께 위축되지 않고 더 뛰어난 기량을 보여 이번에도 벽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