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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칼럼

강남중 기자

안동일 프로필


뉴욕 K 라디오 방송위원, 재외동포저널 이사, 하이유에스코리아 칼럼니스트



용납될수 없는 아시안계에 대한 증오범죄

“우리 나라, 미국에서 증오 범죄는 용납될수 없습니다. 그리고 법무부는 계속해서 이러한 끔찍한 범죄로부터 우리 이웃과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필요한 자원을 동원 할 것입니다.”

최근 미 법무부가 긴급 발표한 한국어 성명서의 일부다. 최근 아시아계 이민자에 대한 증오범죄가 잇따르면서 연방 법무부가 이례적으로 한국어 보도자료와 성명까지 직접 발표한 것이다.

성명에서 선임 부차관보는 “미국은 현재 편협성과 증오를 부추기는데 기름을 붓는 행위 같은 전례에 없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법무부는 우리의 강력한 민권부를 통해 민권침해에 대한 민·형사상 수사 및 처벌, 그리고 불법적인 차별의 피해자들을 위한 정의 구현에 단호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무부 민권부는 지난 몇달간 증오 범죄 및 다른 민권 범죄를 인지, 수사 그리고 기소할 수백명의 연방 검사 및 법 집행관들을 훈련시켜 왔다”면서 “잠재적 증오 범죄 평가를 위해 지역 법 집행기관과 함께 일하는 연방 수사국 및 연방 검찰청의 동료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고도 했다.



고위 간부의 성명이 직접 한국어 버전으로 발표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번 성명서는 한국어 외에 중국어·베트남어·아랍어·타갈로그어 등으로도 발표됐다.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센터 조사팀은 미국 주요 16개 도시에서 지난해 아시아계 시민에 대한 증오 범죄의 건수가 전년 대비 2.5배 급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인권 단체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추자(Stop AAPI Hate)'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9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미국 전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범죄·차별이 2808건 보고됐다. 대개는 언어로 괴롭히거나 비하했지만, 폭행이나 상대방을 향해 침을 뱉는 행위도 있었다. 한인 대상 증오 범죄 사건은 420건(전체의 15%)이었다. 이는 중국계(41%)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에 대한 불만을 아시아계에 대한 비뚤어진 공격으로 분출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 범죄는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고 아시아계에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며 침을 뱉은 30대 미국인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범인은 당시 상점 주인이 아시아계라서 자신은 돈을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오늘만 해도 플로리다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인동포 세희 마틴씨가 매일 걸려오는 조롱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다짜고짜 전화를 해 “개고기 있나요?”라고 물어 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무슨 소린지 이해를 못했지만 고양이 고기를 찾는 전화를 받고 조롱인 것을 알게 됐다. 또 전화를 건 사람은 너희나라로 꺼져 버려라는 폭언을 던지곤 전화를 끊곤 했다는 것이다.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정치과학과 아시아계 미국인을 연구하는 한국계 클레어 진 김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지금까지 아시아계 미국인은 백인도 아니지만, 흑인도 아닌 것으로 여겨졌다면서 흑인이 겪은 것과 같은 수준의 역사적 부당함을 경험하지 않았고, 사회구조적 걸림돌과 불평등을 마주친 일도 없었다. 또 대체로 아시아계 미국인은 다른 인종보다 소득이 높고 대학 학위를 가질 가능성도 크다. 누군가 보이지 않을 때 그들을 해치기가 더 쉽다 우리 아시안의 보이지 않음은 모든 곳에 있다고 했다.

CNN은 "이런 보이지 않는다는 느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계 미국인을 노린, 세간의 시선을 끈 최근의 폭행은 과거와 다르게 느껴지는 주류 수준의 주목을 끌어냈다고 짚었다.

아시아계를 상대로 한 차별·폭행에 대한 규탄과 걱정이 이처럼 높아진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 지만 그중 하나는 미국에서 성장했고, 이민자였던 그들 부모처럼 조용히 있지 않으려는 젊은 세대들이라고 지적했다. 나이 든 부모나 삼촌, 할아버지는 말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그들의 자녀나 조카, 손주들은 말하고 있는데 그들과 우리는 온라인이기 때문이라고 적시했다. 그들은 어떻게 해시태그를 쓸지 안다고 부연했다. 그렇다. 미국은 여론의 나라다. 사람들은 인종차별과 혐오범죄에 대해 적어도 얘기는 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끼는 일종의 전환이 있었고 우리는 그 중심에 있다. 미국 주류의 다양성 옹호에 찬사를 보내며 더욱 우리의 태도와 마음가짐을 되돌아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