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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유에스코리아 대표, (사)재외동포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전버지니아 한인회장, 전 워싱턴코리안뉴스 발행인 | acts29v2020@gmail.com



올해 '미주총연' 상황 표현은 '그루터기',



해마다 연말이되면 교수신문에서는 한해의 대한민국 상황을 잘 표현하는 사자성어를 설문 조사해 발표한다. 2001년 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20년이 넘었다.

올해는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의 ‘과이불개’(過而不改)를 뽑았다.

이 사자성어를 추천한 박현모 여주대 교수는, "여당은 이전 정부 탓, 야당은 대통령 탓이라며 고칠 생각을 하지 않고, 또 10.29 참사와 같은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해도 책임지려는 정치가 안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미주 250만 동포사회를 대표한다는 미주총연의 올 한 해 상황을 4자 명사로 표현한다면 무엇이 좋을까?

수년 동안 미주총연을 취재하여 온 기자는 주저 없이 '그루터기'를 뽑았다. 굳이 사자성어로 표현한다면 기사회생(起死回生)으로 해도 좋을 듯하다.

그루터기의 정의는 나무를 베면 밑에 두꺼운 뿌리 부분만 남는데(사진) 이것을 그루터기라고 한다. 그루터기는 광합성을 할 수 없어 죽기 마련이지만 삽으로 파내어 제거하지 않고 방치하면 다시 싹이 나서 나무가 자라기도 한다.

그루터기를 선정한 이유는 죽었구나 했는데 다시 살아나는 두 세력에 의해 망가질 대로 망가진 미주총연의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두 세력이다 함은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조정위원회'와 새 술을 새 포대에 담지 못하게 만드는 소위 '기득권 세력'들을 일컫는다.

첫 번째, 미주총연 조정위의 예수님을 능가할 부활의 생명력을 보자.

조정위는 2017년 5월 13일 LA정기총회에서 김재권 회장의 연임이 결의되자 그것은 무효이다고 주장하면서 그해 6월 24일 버지니아에서 박균희 회장을 제27대 신임회장으로 선출했다.

그 후 죽은 듯 잠잠하던 조정위는 28대 박균희 총회장이 차기 회장단 선출을 위한 일련의 과정들을 마련하지 않은 채 임기를 끝내자 2021년 9월 11일 미한협과의 대통합에 서명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송폴 미한협 비상대책위원장과의 통합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무효임을 선언했다. 그렇게 스스로를 죽인 것이다.

조정위는 다시 선관위를 구성하고 단독 입후보한 김병직 회장을 당선시킨다. 다시 부활한 것이다.

김병직은 2021년 12월 버지니아 페어팩스에서 취임식을 가졌지만 이 취임식장에는 박균희 직전 회장이나 조정위원 누구도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조정위가 또 자살을 한 셈이다.

그렇게 김병직 총회장 체제로 가는 듯한 미주총연은 다시 혼란에 빠진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조정위가 다시 선관위를 구성하고 국승구 회장을 당선시켰기 때문이다.

자신이 정통 미주총연을 이어받았다고 주장하는 국승구 회장은 2023년 2월 콜로라도 덴버에서 취임식을 거행함과 동시에 미한협(회장 서정일), 미주총연(김병직)과의 대통합과 '조정위원회' 조항을 삭제하는 회칙을 총회에서 통과시킨다.

이렇게 뿌리채 뽑혀 타살된 듯한 조정위는 또다시 3차 선관위를 구성하여 9월 23일 택사스에서 정명훈 회장을 취임시킨다.

조정위의 3번에 걸친 부활에 의해 현재 미주총연은 몸통은 하나지만 머리가 둘 달린 '샴쌍둥이'가 탄생되어 제구실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두 번째, 미주총연을 대를 이어 좌지우지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들이다.

이들은 총회장이 바뀌어도, 단체 자체가 바뀌어도 "나 아니면 미주총연의 미래는 없다"는 듯 새로운 주군을 세우고 스스로 지도자 반열에 올라 있다. 능력 있는 차세대들을 발굴하여 앞장서서 일할 기회를 주면 좋을 터인데, 그들은 아예 일할 터를 만들어 주지 않고 있다.

단언컨대, 세대교체 없는 미주총연에는 미래가 없다.

문제는 그루터기가 만든 샴쌍둥이로 인해 미주총연의 미래는 내년에도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아니 오히려 법정 싸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와 대한민국 헌법 제21조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로 되어 있다. 그러니 누가 어떤 단체를 조직하든 제재를 가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 단체를 상징하는 로고나 단체명, 심지어는 현 회장 임기까지 똑같다면 상황은 틀려진다.

마주 보고 달리는 기관차가 되어 결국 사법 기관에서 짝퉁 여부를 가릴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다시 '분규단체'로 재 지명 당할 공산도 크다.

가시권에 들어온 재외동포청에 대해서도 관여해야 할 일도 많고 재외동포 참정권, 복수국적 문제 등 미주총연 앞에 놓인 사업들은 산적한데 참 답답하다.

원컨대, 힘들게 벌은 동포사회 자산을 변호사들한테 갖다주지 말고, 다시 한번 대 통합의 역사가 일어났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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