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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국칼럼

강남중 기자

워싱턴 DC는 미국의 수도이자 세계의 정치·행정 수도이다. 워싱턴 지역 동포사회 또한 이런 프레임에 벗어날 수 없어 한국 정치와 민감하게 서로 교차하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에서부터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방미에 얽힌 일화를 중심으로 한미 간 풍습과 제도적 차이점을 매주 월,화 【리국 칼럼】으로 전해드린다. 필명인 리국 선생님은 재미 언론인으로 오랜기간 현장을 발로 뛰고 있는 기자이다.



미국 교사들의 연봉

미국 교사 70%가 여선생님, 교장 연봉은 교사보다 3배 많아

# 공립학교 교사 평균 연봉은 5만6천달러

“대학 졸업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연봉을 많이 주는 일반 기업에 취직할까 아니면 어릴 때 생각하던 학교 선생님이 될까…. 사실 교사가 되고 싶은 마음뿐인데 월급이 워낙 짜서 망설여진 거죠 뭐.”

미국의 명문 공립대학인 버지니아 대(UVA)를 마치고 중학교 교사가 된 K의 이야기다. 아이들을 너무 좋아했던 그녀가 갈 길은 결국 교사였다.

교사를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대부분 고민의 늪에 빠져드는 것처럼 학교 선생님들의 월급은 공무원들 중에서도 낮은 편에 속한다.

미국 전국 공립학교 교사들의 평균 연봉은 2018년 기준 5만6,383달러다. 물론 각 주마다 교사들의 급여 책정도 달라 자기가 일하는 주에 따라 몇 만 달러씩 차이가 나기도 한다.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의 공립학교인 웃슨 고등학교.

미국에서 교사 평균 급여가 가장 높은 주는 뉴욕으로 7만5,279달러이고, 이어 매사추세츠 7만3,129달러다. 전국서 급여가 가장 낮은 주는 사우스다코타 주로 평균 교사 급여가 3만9,580달러고 이어 미시시피가 4만1,994달러 순이었다.

미국도 낮은 임금 때문에 남자들보다는 여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교단의 ‘여초(女超)현상’이 일어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체 교사의 70% 가량이 여교사다.

# 교사 초봉은 3만8천달러에 불과

워싱턴 인근 교사들의 연봉은 얼마나 될까? 버지니아 주의 교사 초봉은 3만7,848달러, 전체 교사들의 평균 급여는 4만9,869달러다. 만약 대학을 졸업한 초임 교사가 받는 급여는 세금 제하고 나면 한 달에 2천 달러 남짓이다. 2백만 원 조금 넘는 돈에 불과한 것이다.

특히 버지니아 주는 평균 연봉의 경우 전국 평균인 5만6,383달러보다도 낮았고, 초봉 평균 급여액도 전국 수준인 3만6,141달러를 겨우 상회하고 있다.


버지니아 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개학 직전에 학교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반면 워싱턴 DC의 교사 초봉은 5만1,539달러, 평균 급여는 7만906달러로 전국에서 3번째로 높다.

메릴랜드도 초봉이 4만3,235달러, 평균 급여도 6만5,265달러로 전국 상위권인 8위로 기록됐다.

여론조사 기관인 니치가 2020년을 기준으로 전국 평균 교사 연봉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의 평균 교사 임금은 메릴랜드 주, 워싱턴 DC와 비교해서도 최소 1만5,000달러 이상의 격차를 보인다.



# 대안학교 등은 월급 쎄다


그런데 버지니아 주 내에서도 카운티별로 교사들의 임금은 조금씩 다르다. 교사들의 임금이 의외로 쎈 데도 있다. 그 중 하나가 페어팩스카운티 공립학교의 버지니아 힐스 EC리소스센터다. 이 학교 교사들의 평균 연봉은 8만4,842달러나 된다.

또 알링턴카운티의 켄모어 중학교 교사들은 8만3,843달러를 받는다. 이들 학교 교사들의 연봉이 특별히 높은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대부분 대안학교 등이기 때문이다.

# 저임금에 교사들 시위도

버지니아 주의 평균 교사 연봉이 5만 달러가량인데 비해 인근 지역의 다른 직종의 연봉은 얼마나 되는지 비교해보자.
워싱턴 메트로 지역(수도권)의 민간 기업 직장인들의 연봉은 6만6,287달러, 연방 공무원은 10만3,238달러, 주 및 지방 정부 공무원은 5만5,421달러다.그러니까 교사들의 연봉은 일반 지방 공무원들보다 낮은 것이다.

이 같은 저임금에 불만을 품고 버지니아를 비롯해 전국의 교사들은 종종 시위를 벌인다. 2017년 9월 버지니아의 교사 300여명은 리치몬드의 주 의회에 모여 급여 인상 시위를 벌였다.
교직원 노조 소속의 이들은 저임금으로 인해 교사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주 예산안에 급여 인상을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버지니아 교육연맹(Virginia Education Association)의 짐 리빙스턴 회장은 “저 임금으로 인해 버지니아 주에서는 교사 대란이 벌어지고 있으며 800개 이상의 교사 자리가 채워지지 않고 있다”고 실태를 털어놓았다.


버지니아 주의 한 초등학교 사무실



# 교장 연봉은 15만불 넘어

교사들의 낮은 연봉에 비해 각급 공립학교 교장 연봉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메릴랜드 몽고메리 카운티 공무원 임금 공개 일람표에 따르면 2019년도 초등학교 교장 평균 연봉은 13만3084달러, 중학교는 15만1424달러, 고등학교는 16만9359달러였다.

선출직인 몽고메리 카운티 교육감 잭 스미스의 연봉은 29만 달러로, 교사 평균 임금 7만4천 달러의 4배에 이른다.

몽고메리 카운티는 모두 16만1546명의 학생이 등록한 거대 학군으로, 교사를 포함한 총 교직원 숫자는 2만3300명이며, 카운티 교사들의 최저 연봉은 4만9013달러다.

또 교장보다 교육청 본부에 소속된 행정 고위 직군의 연봉이 더 많았다. 주로 부교육감과 법률자문, 국장급 공무원 등으로 15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았다.


한 초등학교에서 모범 학생 시상식이 열리고 있다.

# 선생님들이 버티는 이유

그런데 이런 저임금에도 교사들이 버티는 이유는 뭘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미국과 49개국의 교장 및 교사를 대상으로 ‘교육 조사 연구’(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란 설문조사를 한 게 있다.

이 조사결과 미국 교사들의 90%는 자신의 직업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아이들의 미래를 만든다는 교사로서의 자긍심과 소명의식이 그들을 교사라는 신성한 직업에서 떠나지 않게 하는 동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역시 선생님들은 존경받아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