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는 미국의 수도이자 세계의 정치·행정 수도이다. 워싱턴 지역 동포사회 또한 이런 프레임에 벗어날 수 없어 한국 정치와 민감하게 서로 교차하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에서부터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방미에 얽힌 일화를 중심으로 한미 간 풍습과 제도적 차이점을 매주 월,화 【리국 칼럼】으로 전해드린다. 필명인 리국 선생님은 재미 언론인으로 오랜기간 현장을 발로 뛰고 있는 기자이다.
낚시도 라이선스가 있어야 할 수 있다고요?: 미국의 생태계 보호 노력
# 블루 크랩의 계절이 오면
해마다 늦은 봄철이면 워싱토니언들은 입맛을 다신다. 블루 크랩(Blue Crab)의 계절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사파이어 빛을 가진 집게발 때문에 이름이 붙여진 블루 크랩은 메릴랜드의 명물로 미국에서도 그 명성이 자자하다.

씨 푸드 가게
세계 어딜 가나 크랩이 비싼 편이지만 메릴랜드에서는 비교적 싼 가격에 최고의 맛을 지닌 블루 크랩을 맛볼 수가 있다. 늦은 봄부터 가을까지 메릴랜드의 게 시즌이면 'All you can eat'이란 간판을 내걸고 많은 씨푸드(Seafood)가게가 손님들을 부른다.
테이블 위에 금방 쪄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게를 쌓아놓고 실컷 먹어도 1인당 30달러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으니 행복한 호사라 하겠다.

블루크랩을 찌면 주황빛 색깔을 띤다.
# 게 잡이의 명소
씨푸드 가게에서 사먹는 맛도 있지만 직접 게를 잡아서 먹는 맛도 삼삼하다. 그래서 워싱턴 지역 주민들은 게 철이 되면 뜰채나 통발을 가지고 직접 게를 잡으러 나선다.
메릴랜드의 애나폴리스 인근에 있는 씨푸드 가게.
가장 많이 잡히는 명소는 바로 체사피크 베이(Chesapeake Bay)다. 볼티모어에서 남동쪽으로 내려가면 미 해군사관학교가 있는 아름다운 소도시인 애나폴리스(Annapolis)를 지나게 되고 여기서부터 배로 1시간 거리인 대서양까지 넓은 만(灣)이 바로 체사피크 베이다.
7월부터 9월까지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면 체사피크 만 주변은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관광객들의 게 잡이로 붐빈다.

체사피크 베이를 건너는 다리

# 게 잡는 라이선스
이 블루 크랩 시즌에는 누구나 면허 없이 게 잡이를 즐길 수 있다. 미끼를 매달아 물에 던지는 낚시 줄이나 그물을 사용하는 경우, 면허 없이 게를 잡을 수 있다. 다만 판매는 금지된다.
하지만 크기, 성별, 어획량, 장비 등 다른 관련 규정들은 엄격하게 적용된다. 산란기 암게, 12센티미터 이하 작은 게 등은 어획이 금지돼 잡더라도 다시 놓아주어야 한다.

게를 잡는 통발. 안에 게 몇 마리가 잡혀 있다.
또 게를 잡는 장비나 장소에 따라서는 라이선스(Crabbing Licenses)를 구입해야 한다. 메릴랜드 주민은 5달러, 다른 주의 주민은 10달러다. 또 게를 잡을 때 트랩, 통발, 트로트라인 등의 장비를 사용하려면 라이선스가 요구된다.
마구잡이식 어획으로 어종의 고갈뿐만 아니라 생태계 파괴까지 몰고 올 수 있기에 블루 크랩의 남획을 방지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블루 크랩
# 먼저 라이선스 사야 낚시 가능
이 같은 어종 보호정책은 블루 크랩 뿐만 아니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낚시를 하려면 먼저 라이선스를 발급받아야 한다. 바다낚시든, 하천 낚시든, 호수 낚시든 라이선스를 받아야 낚시를 할 수 있다.
고기 한 마리도 마음대로 잡을 수 없게 해놓은 것이다. 어찌 보면 야박할 정도다. 다만 16세 이하는 면제해준다.
라이선스는 온라인으로도 살 수 있지만 허가를 받은 큰 낚시점 같은 데서도 판다. 라이선스는 발급일로부터 1년간 유효하다. 한 번 사면 1년간 다시 구입하지 않아도 계속 쓸 수 있는 것이다.
바다낚시도 라이선스가 있어야 한다.
라이선스의 종류도 다양하다. 메릴랜드의 갯벌 면허(Non-tidal License)는 호수와 하천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게 한다. 메릴랜드 주민의 경우 20.50달러이다. 다른 주에서 오면 30.50달러를 내야 한다.
체사피크 만 &해안 스포츠 라이선스는 체사 피크 만과 그 지류 및 대서양과 대서양 연안 만과 지류에서 낚시를 허용한다. 주민의 경우 15달러, 비주민은 22.50달러를 받는다.

셰넌도어 강에서 민물 낚시를 하고 있다.
그런데 1년 중 라이선스가 없이도 낚시를 할 수 있는 날이 있다.
메릴랜드는 매년 6월 첫째 둘째 주 토요일과 독립기념일인 7월4일 휴일에 면허 없이 낚시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
이 기간 동안은 누구든지 낚시 허가 없이도 메릴랜드 주 전역의 공공 수역에서 무료로 낚시를 할 수 있지만 어업 규제는 여전히 적용된다.
봄철에 호숫가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

# 무료 낚시의 날도
버지니아도 마찬가지다. 민물과 바다낚시 라이선스를 먼저 받아야 낚시를 할 수 있다. 호수나 하천, 강 등에서 고기를 잡을 수 있는 민물 라이선스는 1년짜리가 23달러이다. 물론 다른 주에서 온 사람에게는 47달러를 받는다.
바다낚시 라이선스는 17.50달러이며 다른 주 사람은 25달러다. 또 하천에서 송어 낚시를 하려면 23달러가 필요하다.
이 같은 낚시 허가를 받은 버지니아 주민은 2012년의 경우 13만6,000명으로 추산됐다.
주택가 호숫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
한편 2012년에 시행된 버지니아의 낚시 아이디(Fisherman ID) 프로그램에 따르면 16세 이상 주민이 바다낚시를 할 경우 연방 또는 주정부에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주 정부가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것은 낚시 인구, 낚시 지역, 포획 어종 등을 파악하고 수산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씨푸드 가게 내부 모습
버지니아 역시 라이선스 없이도 낚시를 할 수 있는 ‘버지니아 무료 낚시의 날’이 있다. 매년 6월 첫째 주 토, 일요일은 낚시 면허 없이도 낚시를 할 수가 있다. 하지만 크기, 수량 등의 다른 규제는 평소 때와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적용된다. 또 양식 송어 낚시에는 면허가 필요하다.
민물이나 바다의 고기 한 마리를 잡는데도 생태계 보호정책이라는 강력한 규제 안에서만 가능하도록 해놓은 게 바로 미국이다.

사시미 배 한척 띄워놓고 소주한잔이면 세상의 시름이 싸악 씻겨내려간다.
해마다 늦은 봄철이면 워싱토니언들은 입맛을 다신다. 블루 크랩(Blue Crab)의 계절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사파이어 빛을 가진 집게발 때문에 이름이 붙여진 블루 크랩은 메릴랜드의 명물로 미국에서도 그 명성이 자자하다.

씨 푸드 가게
세계 어딜 가나 크랩이 비싼 편이지만 메릴랜드에서는 비교적 싼 가격에 최고의 맛을 지닌 블루 크랩을 맛볼 수가 있다. 늦은 봄부터 가을까지 메릴랜드의 게 시즌이면 'All you can eat'이란 간판을 내걸고 많은 씨푸드(Seafood)가게가 손님들을 부른다.
테이블 위에 금방 쪄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게를 쌓아놓고 실컷 먹어도 1인당 30달러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으니 행복한 호사라 하겠다.

블루크랩을 찌면 주황빛 색깔을 띤다.
# 게 잡이의 명소
씨푸드 가게에서 사먹는 맛도 있지만 직접 게를 잡아서 먹는 맛도 삼삼하다. 그래서 워싱턴 지역 주민들은 게 철이 되면 뜰채나 통발을 가지고 직접 게를 잡으러 나선다.

메릴랜드의 애나폴리스 인근에 있는 씨푸드 가게.
가장 많이 잡히는 명소는 바로 체사피크 베이(Chesapeake Bay)다. 볼티모어에서 남동쪽으로 내려가면 미 해군사관학교가 있는 아름다운 소도시인 애나폴리스(Annapolis)를 지나게 되고 여기서부터 배로 1시간 거리인 대서양까지 넓은 만(灣)이 바로 체사피크 베이다.
7월부터 9월까지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면 체사피크 만 주변은 지역 주민들을 비롯해 관광객들의 게 잡이로 붐빈다.

체사피크 베이를 건너는 다리

# 게 잡는 라이선스
이 블루 크랩 시즌에는 누구나 면허 없이 게 잡이를 즐길 수 있다. 미끼를 매달아 물에 던지는 낚시 줄이나 그물을 사용하는 경우, 면허 없이 게를 잡을 수 있다. 다만 판매는 금지된다.
하지만 크기, 성별, 어획량, 장비 등 다른 관련 규정들은 엄격하게 적용된다. 산란기 암게, 12센티미터 이하 작은 게 등은 어획이 금지돼 잡더라도 다시 놓아주어야 한다.

게를 잡는 통발. 안에 게 몇 마리가 잡혀 있다.
또 게를 잡는 장비나 장소에 따라서는 라이선스(Crabbing Licenses)를 구입해야 한다. 메릴랜드 주민은 5달러, 다른 주의 주민은 10달러다. 또 게를 잡을 때 트랩, 통발, 트로트라인 등의 장비를 사용하려면 라이선스가 요구된다.
마구잡이식 어획으로 어종의 고갈뿐만 아니라 생태계 파괴까지 몰고 올 수 있기에 블루 크랩의 남획을 방지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블루 크랩
# 먼저 라이선스 사야 낚시 가능
이 같은 어종 보호정책은 블루 크랩 뿐만 아니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낚시를 하려면 먼저 라이선스를 발급받아야 한다. 바다낚시든, 하천 낚시든, 호수 낚시든 라이선스를 받아야 낚시를 할 수 있다.
고기 한 마리도 마음대로 잡을 수 없게 해놓은 것이다. 어찌 보면 야박할 정도다. 다만 16세 이하는 면제해준다.
라이선스는 온라인으로도 살 수 있지만 허가를 받은 큰 낚시점 같은 데서도 판다. 라이선스는 발급일로부터 1년간 유효하다. 한 번 사면 1년간 다시 구입하지 않아도 계속 쓸 수 있는 것이다.

바다낚시도 라이선스가 있어야 한다.
라이선스의 종류도 다양하다. 메릴랜드의 갯벌 면허(Non-tidal License)는 호수와 하천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게 한다. 메릴랜드 주민의 경우 20.50달러이다. 다른 주에서 오면 30.50달러를 내야 한다.
체사피크 만 &해안 스포츠 라이선스는 체사 피크 만과 그 지류 및 대서양과 대서양 연안 만과 지류에서 낚시를 허용한다. 주민의 경우 15달러, 비주민은 22.50달러를 받는다.

셰넌도어 강에서 민물 낚시를 하고 있다.
그런데 1년 중 라이선스가 없이도 낚시를 할 수 있는 날이 있다.
메릴랜드는 매년 6월 첫째 둘째 주 토요일과 독립기념일인 7월4일 휴일에 면허 없이 낚시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
이 기간 동안은 누구든지 낚시 허가 없이도 메릴랜드 주 전역의 공공 수역에서 무료로 낚시를 할 수 있지만 어업 규제는 여전히 적용된다.

봄철에 호숫가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

# 무료 낚시의 날도
버지니아도 마찬가지다. 민물과 바다낚시 라이선스를 먼저 받아야 낚시를 할 수 있다. 호수나 하천, 강 등에서 고기를 잡을 수 있는 민물 라이선스는 1년짜리가 23달러이다. 물론 다른 주에서 온 사람에게는 47달러를 받는다.
바다낚시 라이선스는 17.50달러이며 다른 주 사람은 25달러다. 또 하천에서 송어 낚시를 하려면 23달러가 필요하다.
이 같은 낚시 허가를 받은 버지니아 주민은 2012년의 경우 13만6,000명으로 추산됐다.

주택가 호숫가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
한편 2012년에 시행된 버지니아의 낚시 아이디(Fisherman ID) 프로그램에 따르면 16세 이상 주민이 바다낚시를 할 경우 연방 또는 주정부에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주 정부가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된 것은 낚시 인구, 낚시 지역, 포획 어종 등을 파악하고 수산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씨푸드 가게 내부 모습
버지니아 역시 라이선스 없이도 낚시를 할 수 있는 ‘버지니아 무료 낚시의 날’이 있다. 매년 6월 첫째 주 토, 일요일은 낚시 면허 없이도 낚시를 할 수가 있다. 하지만 크기, 수량 등의 다른 규제는 평소 때와 마찬가지로 동일하게 적용된다. 또 양식 송어 낚시에는 면허가 필요하다.
민물이나 바다의 고기 한 마리를 잡는데도 생태계 보호정책이라는 강력한 규제 안에서만 가능하도록 해놓은 게 바로 미국이다.

사시미 배 한척 띄워놓고 소주한잔이면 세상의 시름이 싸악 씻겨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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