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는 미국의 수도이자 세계의 정치·행정 수도이다. 워싱턴 지역 동포사회 또한 이런 프레임에 벗어날 수 없어 한국 정치와 민감하게 서로 교차하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에서부터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방미에 얽힌 일화를 중심으로 한미 간 풍습과 제도적 차이점을 매주 월,화 【리국 칼럼】으로 전해드린다. 필명인 리국 선생님은 재미 언론인으로 오랜기간 현장을 발로 뛰고 있는 기자이다.
물맛좋기로 소문난 워싱턴의 약수터 2곳

한국인들처럼 물을 많이 쓰는 특이한 조리법을 가진 민족은 많지 않다. 밥물은 물론 국과 찌개… 음식마다 물이 한 바가지 이상 들다보니 일찍부터 물에 대한 유별난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돗물이 중금속등 각종 공해물질에 오염됐다는 인식이 늘면서 식수로 쓰기에는 왠지 꺼림칙하다는 가정이 많아졌다. 그래서 수도꼭지에 정수기를 달아보기도 하고 생수를 사 마시기도 하지만 경제적 부담감에다 불편함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또 시판되는 물 자체가 이미 살아있는 물(生水)이 아니라는 생각들이 늘어나면서 2000년대 들어 워싱턴 인근 약수터에는 한인들의 발길로 붐비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명소가 메릴랜드 프레더릭 카운티와 버지니아 셰넌도어 카운티의 약수터다. 이곳에는 물맛과 수질이 뛰어나다는 용천(湧泉)이 샘솟고 있다.


# 메릴랜드의 그로또 약수(Grotto Spring Water)
워싱턴에서 15번 도로 북쪽으로 가다 펜실베이니아주와 접경한 에밋츠버그(Emmitsburg) 못미처 왼편에 돌로 지은 대학 건물들이 보인다. Mount Saint Mary's College다. 그 근처에 성모 마리아 상도 있다.
이곳이 전국에서 순례자들이 모여드는 ‘National Shrine Grotto of Our Lady of Lourdes’다. 바로 이 성당 안에 영험하다는 생수가 솟는다.
이 약수터가 발견된 건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05년 도보어(Duboir) 신부가 성 마리아 천주교회를 이 마을에 세웠고 얼마 뒤 교회 근처 산속에서 일년내내 샘이 솟는 작은 굴(그로또)을 발견한 것이다.
도보어 신부는 이 자연동굴 앞에 십자가를 세우고 주변을 정화한 후 길을 닦았다. 이렇게 이 마을은 미 합중국 13개주 최초의 가톨릭 성소가 되었으며 신학교도 설립됐다.

이 약수터는 입장은 무료이나 약수를 떠오는데 제한량이 있다. 또 입구의 철문도 보통 5시면 닫힌다. 바위틈에서 솟는 천연 샘물은 바로 마실 수 없게 해놓았다. 아래쪽에 만들어 놓은 수원지에서 파이프를 연결, 생수를 받아가게 한다.
물은 순수하고 신선하고 확실히 청결하다. 생수는 자외선 여과기를 통해서 불순물이 다 걸러진 상태에서 꼭지를 통해 나온다.
다만 차를 세워두는 주차장에서 약수터까지 100미터가량 떨어져 있어 무거운 물통을 옮기기가 불편하다는 점이 있다.
가는 길/ 495 벨트웨이에서 270번으로 간 다음 프레더릭에서 15N를 택한다. Mount Saint Mary's College 바로 못미처 Saint Antonid Rd에서 좌회전하면 안내판이 보이고 주차장이 나온다. 애난데일에서 1시간20분거리다.
주소 16300 Old Emmitsburg Road, Emmitsburg, MD 21727 전화 301-447-6122.


# 셰넌도어 산중의 무명 약수터
조지 워싱턴 앤 제퍼슨 내셔널 포레스트 가는 길에 위치해 있다. 66번을 타고 서쪽으로 가다 81번 사우스로 이어져 조금 가면 Exit 296을 만난다.
여기서 55번(48번 겸용) 웨스트로 접어들어 워덴스빌(Wardensville) 방면으로 간다. 한 5분 채 못 돼 오른쪽에 시골 마트와 주유소가 보인다. 교회 간판도 보이는데 이곳은 한인이 운영하는 곳이다. 화장실도 있어 볼 일 보기도 좋다.
이어 레바논 동네를 지나고 작은 다리를 지나 산중으로 접어들어 고갯길을 한참 오르다보면 정상 근처 왼편에 약수터가 있다. 길옆에 있고 푯말이 없어 자칫 놓치기 십상이지만 4-5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원래 이 동네 사람들이나 찾는 무명의 약수터였지만 한인들도 소문을 듣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유명 약수터가 됐다.
또 물을 받기 편리하게 플라스틱 파이프를 박아놓았으며 생수는 콸콸 솟아 수돗물처럼 받을 수 있다. 예전보다 차를 대고 물을 받기 편하게 이용자들이 손을 봐놓아 편리해졌다.

이 곳은 오랜 가뭄에도 물이 마르는 법이 없다. 3-4개월 물통에 받아놓아도 물맛이 변하지 않는다 한다.
또 불순물도 생기지 않는다는 게 이용자들의 한결같은 증언이다.
산 높은 곳에서 어떻게 이처럼 많은 량의 약수가 솟아날까 생각되는데 땅속 깊이 스며들며 여과, 정수된 깨끗한 물이 삼투압 작용으로 위로 솟구치는 것이라고 한다.
보통 한 사람이 큰 플래스틱 통 5-10개씩 받아가다 보니 주말에는 아침부터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이용자의 절반은 한인이다.
일부 몰지각한 이용객 중에는 트럭에다 수십통씩 받아가는 이도 있어 뒷사람의 원성을 듣기도 한다.
이 약수터는 사실 워싱턴에 사는 한인 소유다. 얼마 전 타계한 이병주 박사 소유였다가 그 딸에게로 명의가 넘어갔다.

가는 길/ 66번 웨스트로 가다보면 1-81 S로 길이 바뀐다. Exit 296번에서 나와 55번 웨스트로 우회전한다. 약 11.5마일을 가다 보면 고갯길 왼편에 주차 공간이 보이고 물을 뜨는 이들이 있다. 애난데일에서 1시간30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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