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는 미국의 수도이자 세계의 정치·행정 수도이다. 워싱턴 지역 동포사회 또한 이런 프레임에 벗어날 수 없어 한국 정치와 민감하게 서로 교차하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에서부터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방미에 얽힌 일화를 중심으로 한미 간 풍습과 제도적 차이점을 매주 월,화 【리국 칼럼】으로 전해드린다. 필명인 리국 선생님은 재미 언론인으로 오랜기간 현장을 발로 뛰고 있는 기자이다.
사상 처음 오렌지 주스로 건배하다: 역대 대통령의 방미 일화, 이명박
사상 처음 오렌지 주스로 건배하다: 역대 대통령의 방미 일화, 이명박

체니 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4월, 취임 후 첫 워싱턴을 방문했다. 15일 뉴욕을 거쳐 16일(수) 오후에 이 대통령과 수행원 128명을 태운 대한항공 특별기는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로 옮겨 여장을 푼 다음 이 대통령은 저녁 7시 D.C. 16가의 캐피탈 힐튼 호텔에서 열리는 동포 리셉션에 참석하는 것으로 워싱턴에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18일(금)에는 헬기로 워싱턴 근교의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이동한 다음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운전하는 골프 카트에 분승해 숙소까지 이동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했다.
저녁에는 부시 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했으며 19일(토)에는 한미정상회담과 오찬,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이동해 방미 일정을 끝내고 일본으로 떠났다.

# 대통령 환영위 분란
이번에도 워싱턴 환영위원회 주도권을 놓고 한인회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3월17일 발표된 환영위는 김인억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황원균 북버지니아, 신근교 수도권메릴랜드 한인회장이 부위원장에 배치됐었다.
이에 두 지역 한인회장은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방미 당시 3개 한인회장이 공동으로 환영위원장을 맡았던 전례를 들며 반발했다. 결국 환영위는 3개 한인회장 공동 위원장 체제로 개편됐다.

이 대통령 방미에 앞서 환영 플래카드가 한인타운에 걸렸다.
# 대통령 간담회가 뭐길래…영사관에 협박성 전화까지
동포 간담회가 리셉션이 아닌 테이블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초청 인원이 당초 700명에서 400명으로 대폭 축소되자 자리다툼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사실상 ‘초청의 전권을 쥐고 있는’ 영사관에는 일부 한인회나 단체에서 걸려오는 청탁과 압력성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한 담당자는 “어떤 분들은 자기를 넣어달라고 신청하는 분들도 있고 어떤 단체에서는 초청 인원을 더 많이 배정해달라고 심한 말을 하기도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심지어는 ‘한국으로 소환’ “만약 명단에 안 넣어주면 당신 재미없어.” 운운하며 영사관 직원들에 협박성 발언을 한 한인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포간담회장인 캐피탈 힐튼호텔

#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내리다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대한항공 특별기편으로 뉴욕을 출발, 오후 4시15분경 메릴랜드의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내렸다. 70도 내외의 화창한 봄 날씨를 보인 공항에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순방 첫 도착지인 뉴욕 JFK 공항에 이어 다시 나왔으며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내외도 모습을 보였다.
또 이태식 주미대사를 비롯한 대사관 간부들, 김승리 미주총연 회장, 김인억 워싱턴한인연합회장, 신근교 수도권메릴랜드한인회장, 황원균 북버지니아 한인회장, 이용진 워싱턴 평통 회장이 부부 동반으로 이 대통령 일행을 맞았다.
이 대통령은 곧 대기해 있던 리무진에 타, 숙소인 윌라드 인터콘티넨탈 호텔로 향했으며 짐을 푼 뒤 곧바로 백악관에서 북쪽으로 세 블럭 떨어진 16가의 캐피탈 힐튼호텔에서 열린 동포리셉션에 참석했다.

2차 방문시 김윤옥 여사(왼쪽)가 워싱턴의 흑인 어린이 봉사기관인 리틀 라이츠를 방문했다. 한승주 대사 부인(한아영)과 조용천 총영사
# 장관, 비서관들 한인들과 동석
리셉션 초청장을 받은 한인들은 대부분 행사 시작 1시간 전인 6시까지 호텔에 도착했다. 이어 미국 측의 보안 검사를 받은 후 행사장 로비에서 입장을 기다리며 삼삼오오 환담을 나누었다.
그런 와중에도 일부 인사들은 “티켓 없이” 지정석에 앉는 몰염치를 보이기도. 지정석에는 청와대 비서관, 장관 등 수행원들을 배치해 동포들과의 대화를 유도하기도 했다.
7시 정각 대통령이 입장하자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나 국가원수를 맞았다. 이 대통령은 앞줄의 한인들과 악수를 하며 입장하며 특히 워싱턴 체류중 가까웠던 인사들에는 각별한 관심을 표시하고 안부를 물었다. 그가 다녔던 와싱톤 중앙장로교회 이원상 목사와는 손을 꼭 잡고 잠시 동안 대화를 나누기도.

이 대통령 내외가 이원상 목사, 문흥택 전 워싱턴한인연합회장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처음으로 선보인 좌석 리셉션
워싱턴 동포 리셉션은 저녁 7시부터 약 1시간에 걸쳐 열렸다. 이 호텔은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첫 방미시 동포 리셉션을 개최했던 곳으로 한인들과는 인연이 깊다.
서경원 워싱턴한인연합회 부회장과 지난 대선 당시 워싱턴 MB연대 대표를 지낸 김진아 변호사가 공동 사회를 맡은 행사는 대통령 입장, 화동들의 꽃다발 증정,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의 환영사, 대통령 격려사, 평통 회장 건배 제의에 이어 동포와의 대화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 후 이 대통령은 김윤옥 여사와 함께 리셉션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후 8시를 조금 넘겨 수행 경제인들과의 만찬장으로 떠났다. 이후 참석자들은 대통령의 격려사 내용을 주제로 환담을 나누며 만찬을 들었다.

동포 리셉션이 열리고 있다.
# “아는 분이 절반이 넘네요.”
이 대통령은 격려사 서두에 워싱턴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특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워싱턴에서 1년 이상 지냈다”며 “많은 분들이 형제 이상으로 잘 해줘 좋은 시간을 보냈으며 많은 걸 느끼고 배우고 갔다”고 90년대 말 워싱턴 체류시절을 회고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국회의원 직을 사퇴하고 조지 워싱턴대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1년여 머물며 대망을 키웠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여기에 아는 얼굴이 2/3는 되는 것 같다”며 “지난 대선 때 저의 당선을 위해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줘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시종 밝은 표정으로 동포들을 대한 이 대통령은 준비된 원고를 제쳐놓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연설을 했으며 때론 유머를 곁들여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격려사는 예상됐던 20분 보다 무려 20분이나 더 길어졌다. 이 대통령의 어조는 차분했으나 목소리는 시차 때문인지 아니면 강행군 일정 탓인지 쉬어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참석자들은 이 대통령의 연설 도중 10여 차례나 박수를 보냈고 일부 한인들은 ‘이명박!’을 연호하며 대통령이 돼 일시 귀환한 이웃사촌에 열렬히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 내외가 헤드 테이블의 한인회장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운전면허 미국선 10불, 한국선 150만원”
이 대통령은 뉴욕 동포 리셉션에서와 달리 재외동포 현안에 대한 주제보다는 ‘경제 살리기’와 ‘선진 일류국가 건설’이라는 국정 비전에 대해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요지는 위로부터 솔선수범해 잘못된 관행과 시스템을 바꾸자는 것이다. 또 국민들은 위기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는 규제와 낡은 관행의 한 예로 한-미간 운전면허 취득 방식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내가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딸 때는 10불이 들었는데 한국에 가서는 150만원이 들었으며 시험도 엔진 같은 운전자들에 실제 필요 없는 까다로운 문제가 나온다”며 “(규제 완화란) 이러한 사소한 규정들을 바꾸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사상 처음 오렌지 주스로 건배를 하고 있다.
# 동포정책 인식 미흡 아쉬워
이 대통령은 재외동포 권익과 관련된 ‘선물 보따리’를 준비하지 않아 아쉬움을 불러일으켰다. 그나마 격려사에서는 재외동포 권익과 관련된 언급이 아예 없었으며 행사 말미에 진행된 ‘동포와의 대화’에서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잠깐 견해를 피력하는 정도였다.
# 동포와의 대화
이번 행사에서는 역대 리셉션과 달리 ‘동포와의 대화’란 쌍방형 소통의 시간이 처음으로 마련됐다. ‘대화’는 행사 말미에 3명의 한인이 질문을 하고 이 대통령이 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10분간 마련됐다.
질의자로는 유선영 전 공군 전우회장, 박미영 메릴랜드한인회 수석부회장, 주부인 최은영씨가 선정돼 한미 및 동포 현안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었다.

이 대통령이 이용진 평통 회장과 건배를 하고 있다.
# 경호원들과 사진 실랑이도
이 대통령의 입장 순간 경호원들과 참석자들 간의 카메라 실랑이도 발생했다. 사전 안내방송을 통해 카메라 촬영을 못하게 막았지만 일부 참석자들의 ‘열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몇몇 인사가 대통령 내외의 사진을 찍기 위해 ‘순발력’있게 셔터를 눌러대자 경호원들은 급히 달려와 제지했다. 경호원들의 서슬에 기가 죽어 사진을 못 찍은 한인들은 “말리던 말든 나도 찍을 걸”하며 뒤늦게 후회하는 모습이었다.

# 평통 회장의 오렌지 건배사
이날 건배사를 한 이용진 워싱턴 평통 회장은 “그간 건배사를 많이 했는데 오늘처럼 오렌지로 건배하기는 처음이다. 이 대통령이 장로여서 오렌지 주스로 하는 것 같다”고 말해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동원씨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호텔 앞의 1인 시위
행사장인 캐피탈 힐튼 호텔의 길 건너편에는 1인 시위자가 등장, 눈길을 끌었다. 월남전 참전용사인 이동원씨(락빌 거주)는 “미국의 종 아뢴지 땅 명박/ 장로는 회개하고 자중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조용한 시위를 벌였다.
이씨는 “한국사회의 무너진 정의와 도덕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자는 취지로 나왔다”고 시위에 나선 이유를 소개했다. 이동원씨는 이 대통령이 호텔에 도착하기 전에 현장에서 철수했다.

체니 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8년 4월, 취임 후 첫 워싱턴을 방문했다. 15일 뉴욕을 거쳐 16일(수) 오후에 이 대통령과 수행원 128명을 태운 대한항공 특별기는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로 옮겨 여장을 푼 다음 이 대통령은 저녁 7시 D.C. 16가의 캐피탈 힐튼 호텔에서 열리는 동포 리셉션에 참석하는 것으로 워싱턴에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18일(금)에는 헬기로 워싱턴 근교의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이동한 다음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운전하는 골프 카트에 분승해 숙소까지 이동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했다.
저녁에는 부시 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했으며 19일(토)에는 한미정상회담과 오찬,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이동해 방미 일정을 끝내고 일본으로 떠났다.

# 대통령 환영위 분란
이번에도 워싱턴 환영위원회 주도권을 놓고 한인회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3월17일 발표된 환영위는 김인억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황원균 북버지니아, 신근교 수도권메릴랜드 한인회장이 부위원장에 배치됐었다.
이에 두 지역 한인회장은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방미 당시 3개 한인회장이 공동으로 환영위원장을 맡았던 전례를 들며 반발했다. 결국 환영위는 3개 한인회장 공동 위원장 체제로 개편됐다.

이 대통령 방미에 앞서 환영 플래카드가 한인타운에 걸렸다.
# 대통령 간담회가 뭐길래…영사관에 협박성 전화까지
동포 간담회가 리셉션이 아닌 테이블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초청 인원이 당초 700명에서 400명으로 대폭 축소되자 자리다툼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사실상 ‘초청의 전권을 쥐고 있는’ 영사관에는 일부 한인회나 단체에서 걸려오는 청탁과 압력성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한 담당자는 “어떤 분들은 자기를 넣어달라고 신청하는 분들도 있고 어떤 단체에서는 초청 인원을 더 많이 배정해달라고 심한 말을 하기도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심지어는 ‘한국으로 소환’ “만약 명단에 안 넣어주면 당신 재미없어.” 운운하며 영사관 직원들에 협박성 발언을 한 한인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포간담회장인 캐피탈 힐튼호텔

#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내리다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대한항공 특별기편으로 뉴욕을 출발, 오후 4시15분경 메릴랜드의 앤드류스 공군기지에 내렸다. 70도 내외의 화창한 봄 날씨를 보인 공항에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순방 첫 도착지인 뉴욕 JFK 공항에 이어 다시 나왔으며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내외도 모습을 보였다.
또 이태식 주미대사를 비롯한 대사관 간부들, 김승리 미주총연 회장, 김인억 워싱턴한인연합회장, 신근교 수도권메릴랜드한인회장, 황원균 북버지니아 한인회장, 이용진 워싱턴 평통 회장이 부부 동반으로 이 대통령 일행을 맞았다.
이 대통령은 곧 대기해 있던 리무진에 타, 숙소인 윌라드 인터콘티넨탈 호텔로 향했으며 짐을 푼 뒤 곧바로 백악관에서 북쪽으로 세 블럭 떨어진 16가의 캐피탈 힐튼호텔에서 열린 동포리셉션에 참석했다.

2차 방문시 김윤옥 여사(왼쪽)가 워싱턴의 흑인 어린이 봉사기관인 리틀 라이츠를 방문했다. 한승주 대사 부인(한아영)과 조용천 총영사
# 장관, 비서관들 한인들과 동석
리셉션 초청장을 받은 한인들은 대부분 행사 시작 1시간 전인 6시까지 호텔에 도착했다. 이어 미국 측의 보안 검사를 받은 후 행사장 로비에서 입장을 기다리며 삼삼오오 환담을 나누었다.
그런 와중에도 일부 인사들은 “티켓 없이” 지정석에 앉는 몰염치를 보이기도. 지정석에는 청와대 비서관, 장관 등 수행원들을 배치해 동포들과의 대화를 유도하기도 했다.
7시 정각 대통령이 입장하자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나 국가원수를 맞았다. 이 대통령은 앞줄의 한인들과 악수를 하며 입장하며 특히 워싱턴 체류중 가까웠던 인사들에는 각별한 관심을 표시하고 안부를 물었다. 그가 다녔던 와싱톤 중앙장로교회 이원상 목사와는 손을 꼭 잡고 잠시 동안 대화를 나누기도.

이 대통령 내외가 이원상 목사, 문흥택 전 워싱턴한인연합회장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처음으로 선보인 좌석 리셉션
워싱턴 동포 리셉션은 저녁 7시부터 약 1시간에 걸쳐 열렸다. 이 호텔은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첫 방미시 동포 리셉션을 개최했던 곳으로 한인들과는 인연이 깊다.
서경원 워싱턴한인연합회 부회장과 지난 대선 당시 워싱턴 MB연대 대표를 지낸 김진아 변호사가 공동 사회를 맡은 행사는 대통령 입장, 화동들의 꽃다발 증정,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의 환영사, 대통령 격려사, 평통 회장 건배 제의에 이어 동포와의 대화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 후 이 대통령은 김윤옥 여사와 함께 리셉션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후 8시를 조금 넘겨 수행 경제인들과의 만찬장으로 떠났다. 이후 참석자들은 대통령의 격려사 내용을 주제로 환담을 나누며 만찬을 들었다.

동포 리셉션이 열리고 있다.
# “아는 분이 절반이 넘네요.”
이 대통령은 격려사 서두에 워싱턴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특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그는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워싱턴에서 1년 이상 지냈다”며 “많은 분들이 형제 이상으로 잘 해줘 좋은 시간을 보냈으며 많은 걸 느끼고 배우고 갔다”고 90년대 말 워싱턴 체류시절을 회고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국회의원 직을 사퇴하고 조지 워싱턴대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1년여 머물며 대망을 키웠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여기에 아는 얼굴이 2/3는 되는 것 같다”며 “지난 대선 때 저의 당선을 위해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줘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시종 밝은 표정으로 동포들을 대한 이 대통령은 준비된 원고를 제쳐놓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연설을 했으며 때론 유머를 곁들여 참석자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격려사는 예상됐던 20분 보다 무려 20분이나 더 길어졌다. 이 대통령의 어조는 차분했으나 목소리는 시차 때문인지 아니면 강행군 일정 탓인지 쉬어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참석자들은 이 대통령의 연설 도중 10여 차례나 박수를 보냈고 일부 한인들은 ‘이명박!’을 연호하며 대통령이 돼 일시 귀환한 이웃사촌에 열렬히 환영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 내외가 헤드 테이블의 한인회장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운전면허 미국선 10불, 한국선 150만원”
이 대통령은 뉴욕 동포 리셉션에서와 달리 재외동포 현안에 대한 주제보다는 ‘경제 살리기’와 ‘선진 일류국가 건설’이라는 국정 비전에 대해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요지는 위로부터 솔선수범해 잘못된 관행과 시스템을 바꾸자는 것이다. 또 국민들은 위기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는 요청이었다.
그는 규제와 낡은 관행의 한 예로 한-미간 운전면허 취득 방식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내가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딸 때는 10불이 들었는데 한국에 가서는 150만원이 들었으며 시험도 엔진 같은 운전자들에 실제 필요 없는 까다로운 문제가 나온다”며 “(규제 완화란) 이러한 사소한 규정들을 바꾸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사상 처음 오렌지 주스로 건배를 하고 있다.
# 동포정책 인식 미흡 아쉬워
이 대통령은 재외동포 권익과 관련된 ‘선물 보따리’를 준비하지 않아 아쉬움을 불러일으켰다. 그나마 격려사에서는 재외동포 권익과 관련된 언급이 아예 없었으며 행사 말미에 진행된 ‘동포와의 대화’에서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잠깐 견해를 피력하는 정도였다.
# 동포와의 대화
이번 행사에서는 역대 리셉션과 달리 ‘동포와의 대화’란 쌍방형 소통의 시간이 처음으로 마련됐다. ‘대화’는 행사 말미에 3명의 한인이 질문을 하고 이 대통령이 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10분간 마련됐다.
질의자로는 유선영 전 공군 전우회장, 박미영 메릴랜드한인회 수석부회장, 주부인 최은영씨가 선정돼 한미 및 동포 현안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었다.

이 대통령이 이용진 평통 회장과 건배를 하고 있다.
# 경호원들과 사진 실랑이도
이 대통령의 입장 순간 경호원들과 참석자들 간의 카메라 실랑이도 발생했다. 사전 안내방송을 통해 카메라 촬영을 못하게 막았지만 일부 참석자들의 ‘열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몇몇 인사가 대통령 내외의 사진을 찍기 위해 ‘순발력’있게 셔터를 눌러대자 경호원들은 급히 달려와 제지했다. 경호원들의 서슬에 기가 죽어 사진을 못 찍은 한인들은 “말리던 말든 나도 찍을 걸”하며 뒤늦게 후회하는 모습이었다.

# 평통 회장의 오렌지 건배사
이날 건배사를 한 이용진 워싱턴 평통 회장은 “그간 건배사를 많이 했는데 오늘처럼 오렌지로 건배하기는 처음이다. 이 대통령이 장로여서 오렌지 주스로 하는 것 같다”고 말해 좌중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동원씨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호텔 앞의 1인 시위
행사장인 캐피탈 힐튼 호텔의 길 건너편에는 1인 시위자가 등장, 눈길을 끌었다. 월남전 참전용사인 이동원씨(락빌 거주)는 “미국의 종 아뢴지 땅 명박/ 장로는 회개하고 자중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조용한 시위를 벌였다.
이씨는 “한국사회의 무너진 정의와 도덕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자는 취지로 나왔다”고 시위에 나선 이유를 소개했다. 이동원씨는 이 대통령이 호텔에 도착하기 전에 현장에서 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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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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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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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