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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국칼럼

강남중 기자

워싱턴 DC는 미국의 수도이자 세계의 정치·행정 수도이다. 워싱턴 지역 동포사회 또한 이런 프레임에 벗어날 수 없어 한국 정치와 민감하게 서로 교차하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에서부터 대한민국 대통령들의 방미에 얽힌 일화를 중심으로 한미 간 풍습과 제도적 차이점을 매주 월,화 【리국 칼럼】으로 전해드린다. 필명인 리국 선생님은 재미 언론인으로 오랜기간 현장을 발로 뛰고 있는 기자이다.



미 대통령 취임식에 투입된 주 방위군은 도대체 뭘까?

미 대통령 취임식에 투입된 주 방위군은 도대체 뭘까?


# 주 방위군이란 무엇인가?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투입된 주 방위군은 어떤 군대일까. 왜 정규군이나 경찰이 투입되지 않고 주 방위군이 동원되었을까?

주 방위군이 헷갈리는 이유는 명칭 때문이다. 내셔널 가드(National Guard)라 부르는데 국가방위군 같은 느낌을 준다.

미국 독립전쟁 당시에 라파예트란 프랑스 사람이 있었다. 남의 나라 독립전쟁에 자원해 큰 공을 세운 사람이다. 그가 이끌던 프랑스 민병대가 ‘내셔널 가드’였다. 여기서 주 방위군이란 이름이 유래했다.

사실 주 방위군은 미국이 합중국이란 특성에서 나온 군 조직이다. 미국은 50개 주로 구성된 합중국이다. 연방의 군대는 즉, 미국 정규군(United States Armed Forces)이다.

그런데 50개 주(State)는 독자적인 법과 시스템을 갖춘 나라나 마찬가지다. 당연히 주에도 군대가 있어야 한다. 그게 바로 주 방위군이다. 각 주가 보유한 군대인 셈이다. 물론 워싱턴 DC같은 주가 아닌 곳에도 주 방위군이 있다.

주 방위군의 모체는 독립전쟁 당시 맹활약한 ‘민병대(militia)’다. 미국은 남북전쟁 전까지만 해도 정규군이 부실해 민병대가 그 역할을 맡았다.

미국-스페인 전쟁이 일어나고 20세기 초에는 세계 1차 대전이 발발하자 민병대들은 유럽의 전선으로 투입됐다. 이 과정에서 민병대는 사실상 정규군으로 편입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로인해 지역 방위에 공백이 생겨났고 이를 메우기 위한 군 조직이 바로 주 방위군이다.



# 주 방위군 병력 규모
주 방위군의 지휘권자는 누구일까? 당연히 통수권자는 그 주의 최고 지도자인 주지사다.

하지만 미국은 외교권과 국방권이 연방 정부에 위임돼 있다. 유사시가 되면 그 통수권이 연방 정부의 수장에게 이관된다. 즉 미국 대통령이 주 방위군을 지휘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평상시에도 대통령이 주지사의 통수권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도 돼 있다.

1903년 연방 의회는 연방 정부의 주 방위군에 대한 감독권을 인정했다. 1916년엔 모든 민병대의 이름이 주 방위군으로 바뀌게 된다.

2021년 현재 미국의 주 방위군 병력 수는 44만 명 규모다. 그 중에 육군(Army National Guard)이 약 33만2천명, 공군(Air National Guard)이 10만7천여 명이다. 약 44만 명의 병력이다.

해군이 없는 것은 운용에 막대한 경비가 드는데다 딱히 해상 위협을 받을만한 조건이 아니어서 해상 전력을 구비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미국 정규군은 육군 48만여 명, 해군 34만여 명, 공군 33만여 명, 해병대 18만여 명 등이다.

주 방위군은 연방 군대에 비교하면 2선급 전력이다. 한국으로 치면 각 도 단위에 있는 향토사단이나 동원 예비군 사단과 비슷하다. 평시에는 기간병들만 일부 있고 전시에 예비군들로 부대가 편성되는 전력인 셈이다.

주 방위군을 대표하는 최고 지휘관은 주 방위군 총감이다. 미 육군이나 공군 대장이 맡고 있다.



# 주 방위군의 임무
주 방위군의 임무와 역할은 다양하다. 미국 내의 비상사태나 마약 업무, 재건 업무 등에도 투입되고 유사시에는 해외에 파병도 된다.

실제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도 주 방위군이 투입됐다. 그 후 베트남 전, 걸프전 그리고 이라크 전, 아프가니스탄 전 등 미국이 수행하는 외국에서의 전투에 주 방위군도 당당히 참전하는 것이다.

물론 주 임무는 미국 내의 소요 사태나 자연재해 복구, 대민 지원 등이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치안은 원래 행정구역인 워싱턴 DC 경찰이 맡는다.

하지만 트럼프의 극렬 지지자들의 대규모 무장 시위사태가 예상되는 만큼 2만5천명의 주 방위군이 투입된 것이다.
주 방위군의 소집은 주지사나 대통령의 명령에 따른다.


# 주 방위군이 되면 받는 혜택
그럼 주 방위군은 어떤 사람들이 복무하는 걸까. 주 방위군은 일하면서 싸우는 군대이다. 독자적인 모병체계를 갖고 있으며 복무기간은 기본적으로 8년이다.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지원할 수 있다.

평소에는 생업에 종사하거나 학교에 다니면서 매달 한 차례 주말에 훈련을 받는다. 또 1년에 2주 동안 별도의 훈련을 받는다. 그래서 ‘위크엔드 워리어(Weekend Warrior)’라고 불린다. 다소 깔보는 별칭이다. 그렇다고 한국의 예비군처럼 설렁설렁 받는 게 아니라 현역병 못지않은 강도 높은 훈련을 한다.

주 방위군 복무자들에게는 여러 혜택이 주어진다. 우선 봉사하는 시간에 급여가 제공된다. 학비 지원도 해주며 직업에 필요한 기술도 습득할 수 있다.
특히 본인과 가족들에 보험 혜택도 주어지고 은퇴연금도 받을 수 있다. 집을 살 때는 융자도 해준다. 이같은 여러 혜택에 국가에 대한 봉사라는 자긍심이 미국인들을 주 방위군으로 부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