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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삼중국적자들의 애국



성경에 나오는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애국자였습니다. 요셉, 모세, 여호수아, 기드온과 사사들, 사무엘을 위시한 선지자들, 다윗을 필두로 하는 선한 왕들, 무너진 조국의 재건을 위해 헌신한 에스라와 느헤미야, 연약한 여성으로서 “죽으면 죽이리이다”라는 일사각오의 결기로 동족을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낸 위대한 구국의 여성 에스더 등등 당대의 신앙 위인들은 하나같이 모두 애국애족자들이었습니다.

민족과 국경을 초월한 사해동포주의자(cosmopolitan)였던 사도 바울은 또한 동시에 자신의 조국을 사랑하고 자기 민족을 사랑한 애국애족자로서 동족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저주를 받아 주님께 버림받는 것까지도 감수하겠노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로마서 9:1-3)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참말을 하고 거짓말을 아니하노라. 나에게 큰 근심이 있는 것과 마음에 그치지 않는 고통이 있는 것을 내 양심이 성령 안에서 나로 더불어 증언하노니 나의 형제 곧 골육의 친척을 위하여 내 자신이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질지라도 원하는 바로라.”



바울은 이방사도로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겨 여러 차례에 걸쳐 해외전도여행을 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복음의 역사가 놀랍게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정작 복음을 먼저 받아들였어야 할 이스라엘 민족은 예수님을 배척하고 복음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장차 맞이하게 될 운명을 생각하니 마음이 몹시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그는 만일 내 동족이 영원한 형벌에서 구원받을 수만 있다면 자신은 저주를 받아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여한이 없을 것이라며, 이것은 그저 입술에 발린 말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내 양심이 증언하는 진실한 마음임을 토로하고 있는 것입니다.

모세도 동족을 위해서라면 자신은 버림을 받아도 좋다는 절절한 심정을 토로한 적이 있습니다. 그가 십계명을 받으러 시내산에 올라가 있는 동안 아론과 이스라엘 백성이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고 이것이 자기들을 이집트에서 인도하여 낸 신이라고 하면서 질펀하게 한판 축제를 벌였습니다. 이 모습을 굽어보신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정녕코 이 백성을 진멸하시겠다고 경고하셨습니다. 그러자 모세는 생명책에 기록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애원합니다.



(출애굽기 32:31-32) “슬프도소이다. 이 백성이 자기들을 위하여 금 신을 만들었사오니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그러나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아니하시오면 원하건대 주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버려주옵소서.”

포로귀환 시대에 위대한 지도자로서 이스라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느헤미야도 뛰어난 애국자였습니다. 그는 페르샤 제국의 왕의 술 관원이었습니다. 왕의 총애와 신임을 받으며 왕을 최측근에서 모셨던 심복 중의 심복이었습니다. 그러한 그가 얼마든지 일신상의 영화를 누리며 편히 살 수 있었겠지만 폐허가 된 조국을 생각할 때 그냥 무심코 지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왕 앞에 나아가 예루살렘성을 중건할 수 있도록 윤허해 달라는 소청을 드렸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그가 바라던 것 이상의 온갖 혜택을 누리며 조국에 돌아와 갖은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마침내 예루살렘성을 중건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애국심을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분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그분은 비록 온 인류의 구세주로 오셨지만 장차 멸망할 육신의 조국을 바라보시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셨던 분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명언이 아니더라도 어느 민족이든 자기 나라의 역사를 알 필요가 있는 것이고, 이것은 해외에 살고 있는 코리언 디아스포라(Korean Diaspora)에게도 해당되는 교훈입니다.

20세에 조국 폴란드를 떠나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던 쇼팽은 부디 조국을 잊지 말라는 스승과 부친의 당부를 늘 마음에 새기며 살았던 애국자였으며,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은 지금도 자주 인용되고 있습니다. “음악에는 국경이 없지만 음악인에게는 조국이 있다.” 우리는 이 말을 패러디해서 “신앙에는 국경이 없지만 신앙인에게는 조국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비록 이 미국 땅에 이민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대한민국이라는 조국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천국 시민권자로서(빌립보서 3:20) 우리의 본향인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서도 애국시민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우리는 삼중국적자로서 제 1조국인 대한민국, 제 2조국인 미국, 그리고 궁극적으로 또 하나의 조국인 영원한 천국을 위해 선량한 시민이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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