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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워싱턴신학교(WTS) 기독교교육 박사과정 이수 중, PDSO, 강사



나의 신앙간증 2제(題)



신앙생활을 하면서 받은 하나님의 은혜를 다 말하려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달리 표현한다면, 하나님께 감사드릴 일이 한도 끝도 없다는 말입니다. 저의 감사의 조건은 개인적인 것들도 있고, 가족과 관련된 것들도 있으며, 목회를 하면서 경험한 사역과 관련된 것들도 있습니다. 오늘은 최근에 개인적으로 겪은 일에 대하여, 그리고 이전에 교회적으로 겪은 일에 대하여 소박한 간증을 하려고 합니다.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저는 하마터면 치명적일 수 있는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용무가 있어 한 곳을 방문했다가 차를 타고 주차장에서 나오다가 제법 세게 달려오는 차가 제 차의 운전석 쪽 앞부분을 들이받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폐차가 될 정도로 제법 큰 사고였지만 저는 천만다행으로 어디에 부딛혔는지 정확히는 알지 못하나 오늘 쪽 이마 위쪽이 찢어져 출혈이 심해 앰뷸런스를 타고 응급실에 가서 여섯 바늘을 꿰매었습니다. 안경이 멀쩡한 걸 보니 안경에 부딛힌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틀쯤 지나니 눈가에 시퍼런 멍이 나타났는데, 아마도 충격으로 인해 터진 실핏줄에서 스며나온 피일 거라는 짐작이 갔습니다. 한주쯤 지나 실밥을 제거하고 눈가에 든 멍도 차쯤 사라졌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CT Scanning을 한 결과 뇌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고, 눈도 잘 보이는 걸 보니 시신경도 다치지 않은 게 분명합니다. 한 달 가까이 지났는데 아직까지 목이나 허리에도 전혀 이상이 나타나지 않아 정말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꿰매었던 상처 부위는 희미하게 자국은 남겠지만 아주 흉하지는 않을 것 같아 안심이 됩니다. 저는 이번 사고를 당하고 나서 시편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시편 18:5) “사망의 줄이 나를 두르고 사망의 올무가 내게 이르렀도다.”



시인은 이런 위기 가운데서 건져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노래하고 있습니다. 사고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정말 제 목숨이 0.1초의 경각에 달린 치명적인 사고였거나 심한 장애가 생겼을 뻔한 사고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불의의 사고 중에서도 저의 목숨을 지켜주시고 저의 신체를 보호해주셨습니다. 예수대각성운동(JAMA)의 창시자이신 김춘근 장로님의 간증집이라 할 수 있는 『와이 미(Why me?)』라는 책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분은 늘 콧수염을 기르고 있는데, 그 이유는 중병으로 인해 너무나 허약해져 수염을 깎을 기력조차 없었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고침을 받고 나서 그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매일 세수할 때마다 거울을 보면서 그때의 그 은혜를 상기시켜주는 하나의 리마인더(reminder)로 콧수염을 기르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저도 앞으로 거울을 볼 때마다 이날 하나님께서 위기 중에 보호해주신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해 이마의 상처를 남다른 마음으로 바라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제가 신앙칼럼을 통해 이렇게 급한 마음으로 간증을 하는 이유는, 사고는 때로 나와 상관없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내 편에서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차제에 영어 한 마디. “Accidents will happen, however we cannot be too careful in driving(사고는 일어나는 법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운전할 때 아무리 주의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교회 건축과 관련해 한 가지 간증을 나누려고 합니다. 교회 건축과 관련해서는 간증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만, 교회부지를 구입하는 과정에 있었던 하나님의 은혜를 한 가지만 나누려고 합니다. 어렵사리 5에이거(1 에이커는 약 1,200평)가 조금 넘는 건축부지를 마련하고 본당을 지은 후 자체 교회라는 프리미엄 덕분에 교회가 급성장해서 주차장이 턱없이 모자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주차장도 확장하고 부속건물도 보충할 생각으로 교회에 인접한 땅을 알아보는데 마침 바로 옆에 꽃과 묘목을 파는 nursery가 있어서 의향을 물어보았는데, 처음에는 팔 생각이 없다고 하다가 우리가 끈덕지게 달려드니까 그러면 나무까지 포함해서 사라면 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우리는 나무는 필요가 없어서 땅만 사겠다고 하니 결국 2년이라는 기간을 끌면서 밀당이 이어졌습니다. 저희로서는 반드시 이 땅이 필요했기 때문에 교인들이 열심히 기도했고, 저 또한 한국교회의 ‘땅 밟기 기도’를 생각하면서 차로 이 땅을 지날 때마다 “이 땅은 우리 거야!“ 하면서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그러는 중에 주인이 나이도 이미 은퇴할 때가 지나고 해서 아들에게 물려줄 생각이 있었으나 아들이 마냥 싫다고 하니 그럼 임자가 나왔을 때 이참에 나무는 따로 팔고 일단 땅만이라도 팔아야겠다고 마음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비교적 좋은 값에 16에이커나 되는 넓은 부지를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땅을 판 후에 아들이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가업을 잇겠다고 하자 다른 곳에 다시 묘묙장을 마련해야 할 형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준비하는 기간 동안 자기들이 얼마간 계속 사업을 하겠다고 3년 정도 세를 내고 쓸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해서 소위 리스백(Lease back)을 했습니다. 우리로서는 ‘꿩 먹고 알 먹는 식’의 수지를 맞게 된 셈입니다. 그런데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아 세게 밀리게 되자 대신 나무를 싼값에 주겠다고 해서 어차피 조경을 하려면 나무가 필요하니 그렇게 하자고 합의해서 비교적 비싼 나무들을 헐값에 가져다가 나중에 부지 중 일부분에다 교육관-체육관 복합건물(나중에 Vision Center라고 명명)을 지을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가 건축 연륜에 비해 나무들이 비교적 풍성한 편인데 바로 이런 덕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정말 감사했던 것은 주인의 아들이 일찌감치 가업을 잇겠다고 했다면 우리 차지가 될 수 없었을 수도 있었는데, 하나님께서 절묘하게 타이밍을 맞춰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 부지를 구입하자마자 곧바로 이 지역에 건축 붐이 일어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으니 자칫하면 구입하지 못했거나 훨씬 더 많은 부담이 될 뻔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다 하나님의 은혜임을 간증하며 온전히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려드립니다. 할렐루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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