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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 목사의 신앙칼럼

강남중 기자

김재동 원로목사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범사에 감사하려면



저의 대학교 은사셨던 장왕록 교수님의 따님인 장영희 교수님은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태어나 온갖 불편을 겪어야 했으며, 게다가 유방암, 척추암, 간암을 연거푸 앓으면서 힘든 삶을 살면서도 하나님을 믿는 신앙심으로 항상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어려운 처지에서도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모교인 서강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일간지에 칼럼과 수필을 기고하는 한편 여러 권의 책을 저술하기도 했습니다. 장 교수님은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간증하고 있습니다.

“암을 앓다 보니 기적이 아닌 날이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기적과 같은 하루가 주어졌음에 감사하고, 석양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기적처럼 살아낸 것에 감사하며, 잠자리에 들 때면 ‘하나님, 내일 아침에도 기적을 주시겠습니까’하는 마음으로 소망을 품었습니다.”

그리고 유학시절에 있었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모든 것이 감사의 이유가 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유학 시절 그녀는 컴퓨터를 사용할 줄 몰라 논문을 타자로 쳤습니다. 어느 날 뉴욕의 친구 집에 들렀는데 도둑이 차 트렁크를 열고 짐을 몽땅 털어가버렸습니다. 그때 타자로 힘들게 쳐놓은 박사학위 논문까지 잃어버렸습니다. 절망스러운 상황에 사흘 밤낮을 누워서 보냈습니다. 닷새째 되던 날 아침, 햇살이 커튼 틈새로 스며든 것을 보면서 훌훌 털고 일어났습니다. 그 순간 가슴속 깊은 곳에서 속삭이는 음성이 들렸습니다. “괜찮아,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 다시 시작할 수 있어. 기껏해야 논문인데. 내가 살아 있잖아. 다시 시작하면 돼.” 그리고 일 년 후 드디어 논문을 마쳤는데 결과적으로 더 훌륭한 논문이 되었습니다. 장 교수는 논문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내게 생명을 주신 하나님과 부모님께 이 논문을 바칩니다. 그리고 논문 원고를 훔쳐 가서 내 삶에 소중한 교훈, 즉 다시 시작하는 법을 가르쳐 준 도둑에게도 감사합니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전화위복의 섭리를 믿는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감사의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믿음이 우리를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의 소유자로 만들어줍니다. 장 교수는 이 책의 후기에서 이런 글도 남겼습니다.

“헨리 제임스의 《미국인》이라는 책의 앞부분에는 한 남자를 소개하면서 '그는 나쁜 운명을 깨울까 봐 살금살금 걸었다'라고 표현한 문장이 있다. 나는 그때 마음을 정했다. 나쁜 운명을 깨울까 봐 살금살금 걷는다면 좋은 운명도 깨우지 못할 것 아닌가. 나쁜 운명, 좋은 운명 모조리 다 깨워가며 저벅저벅 당당하게, 큰 걸음으로 걸으며 살 것이다, 라고.”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전서 5:18에서 “범사에 감사하라”(Give thanks in all circumstances)라고 권면하면서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어떠한 상황에서도 항상 감사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믿음이 필요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선하심과 신실하심을 믿는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모든 일에 감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범사에 감사하는 비결 중의 하나는 긍정 마인드를 갖는 것입니다.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 사람은 인생의 짐도 자신의 삶에 유익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에게 깃털은 거추장스러운 짐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그러나 깃털이 없으면 날 수가 없습니다. 물살이 샌 냇물을 건널 때 일부러 돌을 들고 건너는 것은 물살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헛바퀴가 돌지 않도록 때로 자동차에 무거운 짐을 싣기도 합니다. 내 등에 지워진 짐 때문에 마음이 겸손해질 수 있고, 인격이 성숙해질 수 있으며, 인생을 올곧게 살 수 있습니다. 인생에서 짐스럽게 여겨지는 것들이 외려 내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암에 걸려도 고질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고칠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사이에는 치병률에 있어 큰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 미국 사람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 중에 “When life gives you lemons, make lemonade.”라는 말이 있습니다. 신맛이 나는 레몬은 인생의 쓴맛을 비유합니다. 그러나 레모네이드는 새콤달콤해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음료수입니다. 인생에서 시련을 만날 때 오히려 그 시련을 축복의 기회로 삼으라는 뜻으로서, 레모네이드만큼이나 상큼하고 맛깔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장수시대이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건강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건강에 좋다는 말에는 귀가 솔깃해지고, 건강에 좋다는 것은 기를 쓰고 챙겨 먹습니다. 그래서 건강에 관련된 유튜브 영상이 수도 없이 많고, 조회수도 엄청납니다. 그러다 보니 모두가 모두 다 아마추어 의사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꼭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은, 감사야말로 가장 좋은 보약이라는 사실입니다. 1998년에 미국 듀크 대학병원의 해롤드 쾨니히와 데이비드 라슨 두 의사가 실험한 결과에 의하면, 매일 감사하며 사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7년을 더 오래 산다는 것입니다. 존 헨리 박사도 “감사야말로 최고의 항암제”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감사는 돈 안 드는 수지맞는 장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사의 달 11월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감사의 혜택을 맘껏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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