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동 원로목사 프로필
서울대학교 영문과, 전 청소년재단 이사장, 해외한인장로회(KPCA) 총회장 역임, 현 서울장로교회 원로목사, 전 워싱턴교역자회 회장, 전 워싱턴한인교회 협의회 회장, 목회학박사과정 수료
행복한 가정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의 모습은 제각기 다르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나』는 이렇게 시작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소설을 읽어보지 않아서 이 멘트가 전체 내용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멘트 자체에는 매우 공감이 갑니다. 행복한 가정의 행복의 이유는 대개 거의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의 불행의 이유는 가정의 수만큼이나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TV에서 노래 경연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노래만 아니라 출연자의 사연이 소개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 자신이 그 동안 살아오면서 겪었거나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 사연들을 들어보면 정말 불행의 이유가 다양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공통점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행복한 삶을 원하며 행복한 가정을 꿈꾸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행복한 가정을 바라게 마련입니다. 하나님도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하십니다.
(신명기 10:12-13) “이스라엘아,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이냐. 곧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여 그의 모든 도를 행하고 그를 사랑하며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섬기고 내가 오늘 네 행복을 위하여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규례를 지킬 것이 아니냐.”
하나님께서 당신이 택하신 선민 이스라엘 백성이 온 마음을 다해 여호와를 경외하고 사랑하며 그분의 율례를 지키도록 요구하시는 목적은 오직 한 가지, 그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시기 위한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신구약 성경에 수없이 등장하는 ‘복’이라는 단어는 현대적인 의미를 살려 번역하면 ‘행복’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을 위한 성경을 보면 복이라는 단어를 행복이라는 단어로 번역한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예수님의 산상수훈 중 첫머리에 등장하는 팔복(八福)의 ‘복있다’(blessed)를 ‘행복하다’(happy)로 번역해놓았습니다. 동양에서 말하는 오복(五福)도 의미를 곱씹어보면 다섯 가지 행복의 조건을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수(壽, 장수), 부(富, 부유함), 강녕(康寧, 건강), 유호덕(攸好德, 덕을 좋아하는 인품), 고종명(考終命, 천수를 누리다 편안히 죽음), 이 다섯 가지 복은 행복한 삶에 필요한 조건들입니다.

우리가 행복한 삶을 누리려면 무엇보다도 행복한 가정이 되도록 힘써야 합니다. 이 세상에 많은 제도와 기구와 조직체가 있지만, 하나님께서 친히 세우신 기관은 교회와 가정밖에 없습니다. 사실 교회보다도 가정을 먼저 만드셨습니다. 그러므로 가정은 교회와 더불어 하나님이 친히 제정하신 ‘신성한’ 기관입니다. 가정이라는 이 커다란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부모라는 기둥이고 또 하나는 자녀라는 기둥입니다. 이 두 기둥이 튼튼할 때 가정이 튼튼해질 수 있으며, 나아가 사회도 국가도 튼튼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물론 본인 자신의 노력도 있어야 하겠지만 하나님의 도우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시편 127:1-3)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있음이 헛되도다.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보험업을 하고 계시는 분이 업소록에 광고를 내면서 “집을 세우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집을 지키는 일은 더 중요한 일입니다.”라는 멋진 광고 카피를 만든 것을 보면서 바로 이 시편 말씀을 인용했구나 하고 직감했던 적이 있습니다. 특히 이민 생활에서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두 잡, 쓰리 잡을 뛰면서 열심히 사는 자들에게는 이 말씀이 더욱 실감이 날 것입니다. 옛날에는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동네 주변으로 성을 쌓았습니다. 흔히 ‘축복장’으로 일컬어지는 신명기 28장에서 “성읍에서도 복을 받고 들에서도 복을 받을 것이며...네가 들어와도 복을 받고 나가도 복을 받을 것이니라”라는 구절은 이렇게 성을 쌓고 살았던 주거환경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성읍은 거주지요 들은 생업의 터전입니다. 캘리포니아주에는 In-N-Out burger가 유명합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한 양질의 버거로 명성을 얻고 있는데, 크리스천인 이 회사 사장이 바로 이 성경구절에서 힌트를 얻어 상호를 정했다고 합니다. 어쨌든 비유적으로 ‘성’은 가정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곤 합니다. 성은 안전을 상징합니다. 가정은 온 가족이 편히 쉴 수 있는 안전한 안식처가 되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성은 주민들의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경 문화권에 속하는 미국 대다수의 주에서는 ‘캐슬 독트린(Castle Doctrine)’이란 형법상의 법칙이 있는데, 모든 국민에게는 자신만의 성, 즉 사생활 보호구역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남의 집에 주인의 허락 없이 함부로 들어와 위협하는 사람에게는 무기를 사용해도 정당방어로 인정된다는 법적 논리가 적용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워주시는 집은 물론 건물인 house가 아니라 온 가족의 정이 깃들어 있는 home을 의미합니다. 이곳에서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유산으로 물려주신 자녀들과 오순도순 살갑게 사는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정말 흐뭇하지 않습니까. 시편 128편은 이런 행복한 가정을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시편 128:1-3)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네 집 안방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식탁에 둘러앉은 자식들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

Number | Title | Da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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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앙간증 2제(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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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된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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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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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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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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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냐 사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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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의 보편성과 특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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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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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 |
아디아포라(adiaphora)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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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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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사에 감사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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